콘텐츠로 건너뛰기

posts

명예의전당



글보기
사람을 대할 때 가장 힘든 점.
Level 2   조회수 203
2021-02-06 19:31:02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면

머릿속이 마비되면서 '자동조종모드'로 말과 행동이 나가는 경우가 있다. 


사람을 민망하게 만들고,

때론 무안을 주고,

기분 나쁘게 만드는 언행을 해서

웃고 있던 상대방을 순간 벙-찌게 만드는 그런 말들.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게 되는 것은 괜찮은데


나를 좋아해주고

내게 호감을 가지고 가까이 와준 사람들,


그리고 내 소중한 사람들,

내 가까운 사람들에게 때로 그런 언행을 할때


고마운 사람들에게 

되려 내가 불쾌함을 전했음을 깨닫게 될 때가

참 괴롭다.



그러다보니 점점 사람들에게 선을 긋고,

관심을 가지지 않게 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꺼려진다.



예전엔 자신감으로 가득가득 해서

어딜 가나 사람들 이끌고 놀러 다니고,

앞장서는 소위 말하는 '인싸' 였는데,


그렇게 내게 관심을 가지고 다가와준 사람들,

나와 함께 일하고 도와주고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내 부주의한 언행들,


그리고 나도 내가 왜 그렇게 반응하는지 모를 정도로

자동조종모드에 빠지게 되어 헛나오는 말들 때문에


눈 앞에서 표정이 굳거나, 기분이 상하던 사람들이 항상 아른거린다.



나는 아직도 발랄하고 신나고

사람들에게 관심도 많고 먼저 다가가고 싶은데,


결국 결말이 예상되다 보니

점점 걸어 잠근다.



최근 들어 가장 부러운 사람들은 딱 봐도 구김 없이 자란 것 처럼

얼굴에 활짝- 웃음꽃 피어 있고 컴플렉스나 열등감 하나 없이 맑고 투명한 사람들.


다들,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속으론 하나씩 보이지 않는 고민과 슬픔, 우울함 안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떤 사람과도 스스럼 없이 웃고, 그럼에도 함께 있기만 해도, 몇 마디 말 섞기만 해도 참 좋은 사람이구나 느껴지는 사람들이 부럽다.


나도 아는데, 그런 사람 세상에 참 드물다는거. 

1%를 부러워 하면 안된다는거, 나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절반은 넘는다는거 아는데 부럽다.


나도 아는데, 마냥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도 하나씩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거.

덮어놓고 행복해 보여 부럽다 하면 안된다는거, 그들에게 큰 실례가 될 수도 있다는거 아는데 부럽다.


외모든 성격이든 능력이든 무엇이든 부끄러워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여기저기 올리고

민망하고 때론 오그라드는 말도 스스럼 없이 서로 주고 받으며 진심 어린 애정을 주고 받는 사람들.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 상대가 부담스럽지 않게, 거부감 들지 않게 적절한 밝기로 잘 전해주고

돌려준 그대로, 때론 보다 따스히 돌려 받는 사람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해주고 알아주고 인정해주고 보듬어주고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다름을 인정하고 조급해하지 않으며 묵묵히 소명 따라 길 걷는 사람들.


밝아 보일 수록 어둠도 짙고, 곁에 사람이 많아 보일 수록 때론 공허함을 느낀다지만

뭐랄까 요즘들어 참 부러워진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