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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실수를 인정하는 것
Level 3   조회수 138
2021-04-09 00:58:39

지난주 병원을 빼 먹고 약도 다 떨어져서

나는 또 한참 다운되있었다.

시작은 면접이었다. 

이 나이에, 자격증도 아직 교육중인데 

교육해주시는 선생님을 통해 운좋게도  면접제의가 들어온것이다.

당연히 일분만에 면접날짜를 잡았는데,아. 3분시강을 준비해오라하셨다.

내가 강의경험이 없는걸 아실텐데. 그때부터 악몽의 시작이었다

머릿속은 온통 강의 면접생각뿐


온갖 나쁜기억이 몰아쳐왔다

일단 몇년전 영어유치원 시강갔을때,덜덜떨며 겨우 면접본것.. 자신감부족한건 다섯살짜리도 알아봐요. 라고 떨어졌고


그나마 전공살린 온라인교육업체 컨텐츠개발면접에선

아, 저희는 온라인쪽이라. 너무 출판쪽이시라, 좀 안맞는것같은데

불쌍해보였는지 긴장너무하지 마세요, 라고 했는데

하 비참했다 나이도 걔들보다 내가 한 대여섯살은 많을텐데 

덜덜떠는 내가 얼마나 한심해보였을까


준비를 하겠답시고 전전긍긍하다가

잡아가던 생활패턴이 다시 엉망으로 돌아갔다

자격증교육 빼먹고 운동도 스킵 약도 잠도 내맘대로

유투브에 영어강의를 골라 멘트 하나하나 몸짓 손짓까지  지문으로 받아서 아예 대본을 만들어 외웠다.


하지만 열의는 중간에 사라졌다

너무 못하네. 엄청 웃겨보이겠다. 

한마디로. 내모습이 너무 준비부족이라는게 티가 났다.

난 그냥 사회부적응자 하나도 준비되있지않은 겉절이


나는 또 도망쳤다 웹서핑하며 머릿속으로는 면접을 지금이라도 볼까

말까 고민하다 밤을 샜고 아침 8시에 포기선언을했다

사정상 면접을 못볼것같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또 우울해했다 나는 변한게없구나 한심해


그리고 이번주 다시 병원예약을 잡고 교육을갔다

왜 빠졌냐, 면접은 잘봤냐는 말에 다시 거짓핑계를 잔뜩댔다.


다시 의사를 보았다

 어떻게 지내셨어요?


의사한테까지 거짓말은 못하겠다. 어차피 빼먹은거보면 알지않을까.

그냥 다 말했다. 한심해보일거 안다.

별로 혼은 안났다. 대신 약이 두번먹는데서 한번먹는걸로

종류도 메디키넷에서 콘서타로

헬스피온은 하나에서 두개로 늘었다


그나마 솔직히말해서 다행. 시원하기도 하다.

약핑계대지말고. 이제 실수를 인정해야한다


약만 먹는다고 해결되진 않는다

처음 병원다니고 약빨잘받아서 

새 삶을 살것같이 다짐했을때

어렵지만 하나 해낸건 그동안 버럭버럭 짜증내고

내 막말로 상처준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한 것이었다

그래도 솔직히 죄송해요, 잘못했어요라고 말할 용기가 없어서

핑계를 돌려대긴했다. 


약먹으니까 이제 살것같아. 그땐 왜그렇게 화가 치밀었지

내가 그때 내가 아닌것같아


그리고 카톡으로는 미안하다고 했다


어려웠지만 그래도 숨지않고 

내가 잘못결정한걸 직면하고 솔직히 인정하는게 

제일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앞으로 내게도 남에게도 거짓말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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