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병원에 갔다. 그리고 며칠 동안 내가 읽었던 '젊은 ADHD의 슬픔'이라는 책의 내용이 내 증상과 많이 일치한다고 선생님께 말했다. 내가 귀찮아서, 혹은 '이정도가 뭐!'하는 정도의 내 생활습관이 ADHD의 증상인 것 같다고 선생님께 말했다. 내가 처음 내원했을 때는, 불안과 우울 증상이 심해서 거의 2년 정도 그 증상으로만 약을 받아왔었다.
내가 ADHD일 거라고 확신한 후에, 인터넷에서 ADHD 관련 기사를 많이 찾아봤고, 그래서 이번에 내원했을 때는 선생님께,
'제 우울/불안의 원인이 ADHD였던 거죠? 그런데 제가 제 ADHD 증상을 제대로 선생님께 전달하지 못해왔기 때문에 선생님이 불안/우울 증상만 없애는 치료에 집중하셨고, 그래서 제 불안/우울 증상의 원인인 ADHD를 치료하실 수가 없었던 거죠?'
라고 물어봤다.
그런데 선생님은,
우울/불안의 '증상' 중에 ADHD 증상이 있기 때문에(예를 들어, 집중력, 과잉행동), 우울/불안이 해결되면 아래 첨부파일의 도형에서 교집합 부분인 ADHD 증상이 사라질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다른 병원에서 검사한 자료(자율신경균형검사, 언어지속검사,숫자폭검사)를 보여드렸고, 선생님은 면밀히 살펴보신 후, 내가 ADHD와는 멀어보인다고 하셨다.
나는 ADHD가 아닌 것이다....!
선생님은 내가 ADHD가 아니지만, ADHD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니, 한 달 동안 페로스핀을 복용하자고 하셨다.
환자가 아무리 인터넷을 검색해서 많은 정보를 얻고, 그것을 종합해서 이런 병인 것 같다고 호소해도, 전문의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내 상태가 ADHD가 아니라고 객관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몇 년 전에 기억력 문제로 0000병원에서 검사했을 때는, IQ도 문제 없고 기억력도 문제 없어서 최종 진단이 불안장애였다. 그래서 동네 개인병원에서 불안/우울로 치료받았고, 이 곳에서는 ADHD 증상이 발견되어 IQ검사, 심리검사를 한 후 ADHD라고 진단 받았다. 치료 받는 도중 의사선생님과 마찰이 있어서 포기하고, 다른 개인병원에 가서 내가 ADHD 증상을 호소해서 불안/우울 검사, 자율신경검사, 언어지속검사, 숫자폭검사를 한 후 ADHD가 아니라고 진단 받았다.
어떤 병원에서는 ADHD라고 하고 어떤 병원에서는 ADHD가 아니라고 해서 나는 ADHD 경계 즈음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다니고 있는 개인병원의 의사선생님이, 개인병원에서는 정확한 ADHD검사를 할 수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0000병원(3차병원)에서는 내가 ADHD가 아니라고 했으니, 최종적으로 나는 'ADHD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집중력에 계속 문제가 있어와서 정말 괴롭다.
지금은 불안하거나 우울하지 않은데 왜 계속 집중력에 문제가 있는 걸까? 왜 일을 하면 일련의 순서들이 기억나지 않을까?
나는 ADHD가 아닌 걸로 밝혀졌으니, 앞으로는 지금 다니는 개인병원의 선생님께 계속 진료를 받으며 우울/불안 증세를 없애가야겠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 병원에서 ADHD라고 최종 진단 받은 사람들만 에이엡에서 등급이 올라갈 수 있는 자격이 된다는 규정은 정말이지 올바른 규정입니다. ADHD 증상과 불안/우울 증상이 겹칠 수 있어요. 그러니까 혼자서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고, 혹은 ADHD 환자가 쓴 책을 보고, '아 내가 ADHD환자구나'하고 저처럼 자가진단을 하지 마시고(절대!!!!), 병원에 가셔서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꼭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꼭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저는 등업을 하지 않은 채로 에이엡에 남아있으렵니다. 제가 저 같은 사람은 저 밖에 없다고 혼자 고립되어 고민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위로가 되어 준 곳이거든요. 그래서 저처럼 ADHD인지 아닌지 헷갈려하고 있는 분들에게 '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계속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은, 안도감이 드네요. 불안/우울이 걷히면 집중을 할 수 있게 된다니.
한 달 후에 다시 글 올릴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