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산만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나의 학창시절에는 문제가 없었다.
아니 어쩌면 문제를 억누르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난 조용한 adhd이기 때문이다.
나의 결론은 난 어렸을 때부터 산만했지만 점점 사회성을 배우면서 산만한게 줄은 것 같다.
하지만 나의 주의력 결핍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공부를 잘 했다.
어떻게 잘 한건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은 초등학교 공부는 쉬우니까 잘 했던 것 같다.
쉬워서 문제가 바로바로 풀리니까 공부가 재밌었던 것 같다.
adhd는 단기보상에 약하다.
그래서 게임,술,담배,도박에 빠지기 쉽다.
나의 초등학교 시절에는 공부가 단기보상이 됐었던 것 같다.
하지만 중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 난이도가 올라갔다.
당연히 재미가 없어졌고 중학교부터 공부를 놓기 시작했다.
그래도 중학교 때는 중간은 했다.
그렇게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난 밑바닥을 쳤다.
고2때는 강박장애를 얻게 되어서 수업 시간 내내 강박사고를 하느라 집중을 전혀 할 수 없었다.
그때 엄마에게 울고불고 난리쳐서 정신과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좋지 않은 시선과 의사 선생님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정신과는 흐지부지 됐다.
세월이 흘러 대학교에 갔다.
계속 술을 먹고 게임만 하면서 친구들과 엄청 놀았다.
그랬더니 나의 정신병들은 많이 나아졌다.
그래도 공부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또 세월이 흘러 난 우울증을 겪게 되었다.
인간관계 스트레스와 여드름 스트레스로 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그렇게 우울증 약을 먹으면서 adhd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너무 나랑 똑같았다.
공부를 해보려해도 나는 항상 딴생각에 빠지고 있었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정신과 의사 선생님에게 말씀 드렸다.
adhd 검사를 해보고싶다고.
cat 검사를 해서 나는 저하가 4개정도 떴다.
경계도 2개 정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은 내가 adhd가 아닌 것 같다고 하셨다.
그렇게 또 세월이 흘러 adhd는 잠시 잊고 있다가 다시 또 꽂혔다.
그래서 이번에는 뇌파 검사 할 수 있는 곳으로 갔다.
뇌파검사에서는 조울증을 의심하셨다.
하지만 난 adhd 약을 먹어보고싶었다.
그렇게 또 다른 adhd 검사를 하고 당연히 비정상적으로 나왔다.
그렇게 해서 이번에 adhd 약 콘서타 18을 받았다.
먹자마자 세상이 달라보였다.
집중력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일단 삶에 의욕이 생겼다.
항상 다 지루해서 못 견디던 나였는데 이제는 오래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그리고 항상 낮에 엄청 졸렸는데 이젠 낮에 졸리지 않다.
졸리지 않으니 자꾸 무언갈 하고싶어졌다.
그렇게 나의 삶은 빛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내가 콘서타를 안 먹었더라면 이 글을 쓰는 것 조차 힘들었을 것이고 쓰다가 중단했을 것이다.
24살인 지금 adhd를 알아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 공부를 한 번 해볼 것이다.
여전히 공부는 재미없지만 그 재미없는 것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우울감도 자연스레 사라진 것 같아서 요즘은 너무 좋다.
내 인생의 튜토리얼은 이제 끝난 것 같다.
지금까지는 나를 알아가는 단계 즉 튜토리얼 단계였고 이제는 실전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면 인생은 시작이다.
100세 인생 기준 5분의1이 지났다.
나머지 5분의4를 정말 알차게 뿌듯하게 살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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