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집중력 안 좋단 말을 수백 번 들어왔습니다. 좋아하는 일에도 집중하지 못했는데, 그냥 내 기질이 그런가 보다 하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금세 성인이 되어 있더군요. 성인이 되어서는 이런 성향이 더 강해졌습니다. 그러나 건강 관리를 못해 몸이 나빠져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물론 중간중간 내 스스로가 ADHD가 아닌가 의심될 정도로 증상이 심했던 적이 있었지만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고, 주위 사람들이 너는 ADHD가 아닐 것이라고 얘기했기 때문에 저는 제 의지력을 탓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했습니다.
그러나 원하는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고 삶의 질은 점점 더 나빠졌습니다. 노력도 잠시, 정신을 차리면 무기력한 모습으로 침대에 뒹굴고 있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문득 ADHD 관련 기사를 보고 생각했습니다. 아. 그래. 나 혼자 고민할 게 아니라 진단을 받아봐야겠구나. 그렇게 부랴부랴 정보들을 습득하고 병원으로 직행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살아온 환경과 증상을 설명하고 설문지를 작성하자 ADHD가 맞는 것 같다고 얘기하셨습니다. 그날부로 약물 치료에 들어갔고, 오늘로 이 주일 정도가 지났네요.
참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누군가는 ADHD 진단을 받고 자신이 의지박약이 아니었다는 사실에 안도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품기도 한다는데 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확실한 진단인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문제점이 개선된다는 확신도 없으니까요.
그저 지금처럼 살아가기 싫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볼 뿐입니다. 부디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첫술에 배가 부르지는 않았습니다. 효과는커녕 부작용만 덮쳐들었습니다. 졸지에 이전보다 삶이 더 힘들어졌네요. 나는 제대로 효과를 못 보는 타입인 건가. 살짝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조정하면서 저에게 맞는 약이 있는지 찾아볼 생각입니다. 실패하고 포기하는 삶에 지쳤으니까요.
저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계신 모든 분들 원하는 보상을 얻고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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