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으로 예약한 병원임에도 무척 좋으신 선생님을 만나서 2년 가까이 잘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페니드를 처방받을 수 없어서 메디키넷으로 약을 바꾸면서 저용량부터 다시 시작하니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하고, 집중하지 못하니 우울감이 무럭무럭 자라났다. 툭하면 울고, 무기력해지고, 점심을 먹은 이후로는 잠이 쏟아져서 도저히 앉을 수 조차 없었다. 그런데도 선생님은 여전히 메디키넷 증량에 신중하기만 하고.. 평소에는 그부분이 정말 좋았는데 우울삽화가 올라오니 불안, 공황증상까지 생겼다. 오후가 다가올수록 초조해지고, 또 잠들거나 졸아서 실수라도 할까봐 안절부절했다. 그러다가 결국 예약된 시간을 잊어먹고 못가게 되어서 통화를 했는데 나는 약없이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불안해서 그냥 최대한 빠른 날짜로 다시 예약잡아달라고 했다.
"다음 주는 예약할 수 있는 날짜가 없어요. 그러니까 다음 주에 다시 전화주셔야 해요." "그냥 빨리 예약해주세요" "아무튼 전화를 다시 주세요."
그렇게 병원에서 내쫓김 아닌 내쫓김을 당했다. 나 2년이나 다녔는데. 속상했다. 직원분 목소리가 평소처럼 친절해서 속상했다.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주신것이다. 통화가 끊긴 핸드폰을 손에 들고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다.
다행히 신이라도 가엾이 여기셨는지 이번에도 비슷한 스타일의 좋으신 선생님을 빠르게 만날 수 있었다. 3회기만에 우울, 불안, ADHD, 공황, 수면장애, 눈물콧물까지 다나왔다.
"잘하고 계신다. 갑자기 저한테 오셔서 힘드실텐데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
신이여. 저를 가여이 여겨주세요. 어른이 되는 것도, 20대가 끝나는 것도, 30대가 되는 것도 무서웠어요. 나는 이제 무사히 40대가 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