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인생 최악의 사건들을 겪었다. 코로나에 걸렸고 뉴스에 나왔다. 사실 잘못한 건 없었다. 그저 같은 가게에서 나랑 같이 걸린 사람들이 몇 있었고, 나를 통해 전파된 사람으로 친구 한 명이 있었다.
잘못이 없는데 사람들은 욕 했고 비난 받다보니 당당하게 어디 가기가 부끄러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동안 준비하던 공무원시험도 제동이 걸렸다. 겨우 하루를 보내며 살았다.
그러다 어떤 친구가 알바라도 하면 어떻겠냐 했다. 난 공부해야 한다고 버텼다. 하지만 나도 알았다. 이렇게는 못한다는 걸.
그래서 했다. 알바자리를 찾다 우연히 요리를 했고 생각보다 너무 적성에도 맞고 그동안 했던 일 중 업무강도는 가장 힘들지만 살면서 한 일 중 가장 할 만했다.
남들 이십대 초반에 혹은 늦어도 중반에 시작하는 요리를 이십대 후반에 시작했으니 열심히 했다. 일에 전념하며 살았다(물론 연애도 했다). 그렇게 거의 3년을 일했다.
3년동안 난 상처를 좀 받았다. 전문가들은 회사랑은 썸만 타라고 하던데 그게 잘 안 됐다. 그저 계약관계에 불과한데 희생을 하고 헌신을 하니 상처받는 건 당연했다. 역시 배운 사람들 말은 틀린 게 없다.
하지만 얻은 것도 많았다. 이 일을 계속 해도 되겠다는 생각, 100퍼센트의 높은 확신은 아니지만 아무튼 지금에 나에게 가장 어울리고 할 만한 일이라는 것에는 틀림이 없다.
흔히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고 말을 한다. 어릴 적부터 꿈이 있었다거나 한 두번의 시도에 우연히 찾게 되고 그게 업이 되는 운 좋은 케이스도 있다. 하지만 대개는 그렇지 않은 거 같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법은 그냥 해보는 거다. 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인지 생각보다 안 좋아하는 일인지 알게 된다.
어릴 때 꿈은 교사였다. 그래서 수학과에 들어갔지만 고등학생때와 달리 대학교의 수학은 재미가 없었다. 학원강사로도 일했다. 나름 재미는 있었지만 그리 잘 맞는 일은 아니었다. 그때부터 방황을 했다. 철학을 공부해보기도 하고 신학대학원을 준비해보기도 하고 공무원을 준비해보기도 하고 그러다 여기까지 왔다.
누군가 그랬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나씩 발견하다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고.
3년 동안 한 회사에서 일해보니 같은 요식업이라도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어떤 일이 안 맞는지 알게 됐다.
그래서 올해는 이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어느날 한 회사의 공고를 보았다. 평소에도 일하고 싶었던 곳이었다. 내가 생각한 이상과 가장 닮은 회사였다. 열심히 준비해서 면접을 보았고 합격했다. 한달뒤에 퇴사하고 이직하기로 결정을 했다.
물론 새로 가는 곳도 가보면 내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본다. 하지만 그 또한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더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 더 설레기도 한다.
나이 서른, 사실 경력치고 업계에서는 많은 나이지만 난 앞으로의 시간이 기대가 된다.
방황은 누구에게나 오고 누구에게나 끝이 온다. 그리고 또 온다.
하지만 방황은 무언가 결실을 가져다준다.
이 사실을 잊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