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멀티테스킹 지워버리자 조금씩일보 조회수 31 2018-01-15 00:46:00 |
저는 저를 그래도 바쁘게 몰아세우려는 사람입니다. 아직 이렇다 할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요. 지금은 안 그럴려고 하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해대며
허덕거리곤 했습니다. 특히 일을 했을 때는 두 가지 이상으로 뭔가를 더 끄집어내서 할 일을 만들
곤 했죠. 공부를 할 때도 그래요. 어학공부를 한다고 하면 이정도로는 금방 싫증을 냅니다. 한 가지
론 부족하다 생각하고 무리하게 더 추가해서 일에 진도가 점점 늦쳐져 가죠. 딴 생각나면 책읽다가
어떨 땐 두서없이 생각한 건데 그 공부를 해야지! 하면서 계획했던 공부마저 며칠 안가 지레 지쳐
서 안하게 되죠. 그래서인지 끝끝내 끝낸 공부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러면 정말 남들에게는 바쁘게 보일만 한데 따지고 보면 정말 비효율의 극치입니다. 전 어마마마
하게 시간을 낭비하고 보냈습니다. 예능 프로나 유튜브 게임 방송, 영화 하루에 몰아가서 시청하기,
각종 게임에 푹 빠져 며칠 보내기, 인터넷 서핑하기 등을 하면서요. 이러니 시간을 낭비하다가 정
작 '생산적인 일'을 하려고 하면, 시작하는 게 뭐가 그리 어려운지 미루고 또 미뤘습니다. 멍하니 있
거나, 한 달 동안 안 하던 책상 정리 방바닥 청소를 갑자기 하거나 하며 딴짓을 합니다. 옛날엔 강아
지를 키웠거든요. 강아지 머리를 빗기는 등 자잘한 집안일도 갑자기 많아집니다. 그마나 시작한 일
도 끈덕지게, 규칙적으로 하지 못했습니다. 초반에 잠깐 불붙다가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싹 잊어
버리고 말았죠.
바쁘게 아득바득 정신없이 왔다 갔다 했지만 사실 효율은 형편없고, 뭐 하나 제대로 해놓은 것도
없었습니다. 물론 제가 멀쩡히 잘 살다가도 갑자기 땅 밑으로 떨어지며 진창 속을 해매기를 반복하
는 그런 나약한?정신의 소유자였던 터라 무언가를 지속적으로 쌓아갈 수 없었던 탓이 가장 크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다양하고 잡스러운 관심사를 유지하며 시간을 쪼개며 멀티태스킹 하는 데 길들여
졌던 제 삶의 태도는, 상상 이상으로 비효율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몇 안되는 장점 중 하나가 '몰입을 잘하는 것'이라고 착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지속
력이 현저히 떨어져서 그렇지, 단기 집중력은 탁월한 편이라고 자평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제 삶의
궤적을 살펴보면, 그런 단기적 몰입마저 지적, 감정적으로 대단히 흥미로워 나를 강하게 자극하는
것에 한했던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흥미가 떨어지면 몰입은커녕, 그런 일을 했다는 사실조차 까
맣게 잊어 버릴 정도로 내던져버렸습니다. 오히려 제 집중력, 몰입력은 아주 안 좋은 편입니다. 특
히 일상적으로 지속, 반복되는 일들을 할 시에는 심각하게 마찰적 반응이 감정적으로 세개 다가오
곤 합니다. 흥미가 떨어지면 몰입하는 능력을 거의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알뜰한 시간관리'에도 열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허나 사실 저의 쓸데없는 멀티태스킹
적 능력?에 제가 합리화를 위해 나중에 붙인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인터텟 서핑 대신 영어 오디오
북을 듣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지루한 일상에 제발 자극
을 받아보자'라는 내면의 요구에 따른 활동이었습니다. 그랬으니, 자기계발적인 일들이 필요성이
희미해지는 동시에 어학 공부가 잘 안되거나 책이 좀 지루해지거나 어려워지면 금방 다른 것, 다른
것. 좀 더 쉽고 자극적인 것에 자꾸 관심을 돌려버렸던 것이죠.
독서는 책 내용을 대략적으로 이해하고 기억하기는 하지만, 몰입하여 사색하고 내 경험과 생각을
혼합하여 새로운 지식의 구조를 만들어내는 제대로 된 독서는 불가능했습니다. 깊이 생각해보면
내가 대체 뭘 읽었나 싶어 다시 책을 들쳐 봐야 하니.... 하여간 무언가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깊
이 있게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생의 기쁜 순간들, 흥미로운 순간들도 머리로만 이해했
을 뿐 제대로 즐기지도 못한 경험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같은 사람들에게 '한번에 하나만 하기'는 꼭 필요합니다.
저는 유독 이것을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한 번에 하
나씩 하기를 시도하는데 많은 감정적 장애(짜증, 성가심, 초조, 괴로움, 동기와 의지의 결여 등)가
따라올 뻔했지만, 그런 장애 요인들까지 사전에 명확하게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일이 꼭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밥 먹으면 밥만 먹기. 온전히 밥 먹은 일에만 집중합니다. 물론 제대로 되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온전히 밥 먹은 행위에 몸의 자극들을 면밀히 느껴보면서 별 맛없는 밥같은 경우
에도 잘 비벼 먹습니다. 점심에 그렇게 했다면 저녁에는 더 쉬워집니다.
책 읽을 때는 책에만 집중합니다. 되래 핸드폰을 최대한 멀리 둡니다. 덕분에 나몰라 하는 친구들
이 좀 있지만, 책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심히 염두해서 말하고 싶은 건 멀티테스킹을 집중에 정말 방해가 된다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일상이 집중에 방해되는 멀티테스킹을 하고 싶은 욕구로 가득 찬 것 같습니다. 목표
를 한 가지에 집중해보세요. 우리 일상의 쓸데없는 멀티테스킹을 지워버리면 생각보다 나에게 생
산적이고 다이어리에 내가 칭찬할 만한 일을 하나 적을 수 있겠네요 ^^ 새해에는 내가 집중할 목표
를 선정해서 '쓸데없는 멀티케스팅'을 지워버리는 일에 스텝 바이 스텝. 도전해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