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에 우연히 친구의 귀뜸으로 병원을 방문해서 나 자신이 adhd인 걸 알았다 처음에 콘서타 27을 받았고 조금 더 뚜렷한 느낌을 얻고자 36까지 늘렸다 그리고 업무 처리 능력이 극도로 좋아져 기고만장하게 3년을 살았던 것 같다
작년 10월에 전동스쿠터를 타다가 빗길에 넘어졌는데 속도가 그리 높지도 않았는데 신체에는 큰 충격으로 느껴졌나 보다 그 이후로 콘36이 2~3시간 정도 밖의 집중력을 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약효가 몸에 없는 것도 아니었다 13~14시간 이전에 먹지 않으면 새벽에 잠자는 시간이 들쭉날쭉이니까..오늘도 약을 12시에 먹었더니 잠이 오지 않아 이렇게 글을 쓰는 중이다
예전에는 가족들에게 내 상황을 설명해도 이해 받지 못하는 게 많이 속상했는데 뭐..이제는 그냥 그런다보다 하고 반은 체념 반은 설명하기 귀찮음 그런 마음이다 오히려 이젠 어떤 생각이 드냐면 나는 남들이 없는 걸 가지고 있는 귀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약효가 들락날락해서 종잡을 수 없는 내가 매력적이어 보이기도 할 수 있단 걸 알아서 그런가..
대학교 때 전공 수업을 듣는데 C+을 받은 수업이 있었다 보고서를 써야 하는 수업이었는데 그 교수가 페이퍼를 나눠주며 했던 말이 있었다 마치 나를 겨냥하고 하는 듯한 말로 들려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것 마냥 속상했는데 그 말을 최근 일 하는 곳에서 들었다 뇌압이 올라와서 잠을 못 잘 정도로 스트레스였나 보다 잠도 못 들고 속이 상해 꺼이꺼이 울다가 잠들었다
그래도 난 이전과 달라졌다 약효가 잘 들지 않아 콘서타 36을 먹고 4,5 시간이 지나면 머리가 멍하고 기억도 희미하고 상대방 말도 잘 안들리지만 난 능력이 있었던 지난 3년의 기억을 가지고 있고 약 용량을 다시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사실 일하고 온 곳에서 두 번 다시 듣고 싶지 않았던 대학교 교수의 코멘트를 다시 듣게 되니 죽고 싶단 생각이 우는 동안 잠시 잠깐 들었던 것도 맞지만 난 알고 있다 난 굉장히 좋은 머리를 가지고 태어났었다 머리가 엉키는 듯한 느낌을 받은 8살 이후로 adhd가 심해졌지만 난 나를 믿는다 인생을 두 번 다시 허송세월할 순 없다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피하지 말고 내일 죽는단 생각으로 오늘의 나를 잘 살아내야 한다 약효가 들지 않아 준비하던 공무원 시험도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6개월 정도는 말 그대로 폐인처럼 지냈다 눈 뜨는 것도 싫고 계속 밤이 끝나지 않았으면 했다
벌써 나의 서른 세살 여름이 다가왔고....그래도 희미하지만 36으로라도 대여섯시간은 나로 살고 있으니까, 남이 뭐라고 하던 개무시를 하던 뜬금없이 수다스러워서 피하던 말던 상황판단이 흐려져 내 행동이 누군가의 눈에는 멍청이처럼 보이던 말던 그런 것들은 다시 또 지나가는 현상에 불과하다 20대의 나는 경험을 했으니까, 다시 판단력을 찾을 수 있게 용량만 잘 찾으면 된다
이젠 익숙하다 한밤중에 약효가 풀려 성욕이 갑자기 올라오는 당황스러운 일도 눈앞에 생각나는 일들을 여러가지 벌이다 어지러진 거실과 주방 내 방을 당황스럽게 보고 있는 내자신도 뭐 이거 외에도 a적인 성향 때문에 연락하던 사람이 읽씹을 해도 내가 또 뭔가 상대방 지치게 했나보구나 이러고 만다
내가 나를 안아주지 않으면 너무나 내 혼이 외로울 것이다 그래도 난 많이 강해졌다 이전보다 누군가 나를 떠나도 내 adhd 성향 때문에 어떤 난감한 상황이 벌어져도 넘어지고 사과하고 다시 일어나고 계속 반복해야 한다 난 사주에 인성이 강한데 고민하다가 아무것도 못하는 인생을 살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했었다 연애도 직업도 모든 걸 다 잃고 얻고 무수히 많은 고통을 겪더라도 두 번 다시 이 몸으로 태어나지 않을 건데 인간으로써 해야 한다고 생각한 건 다 해야지 꼭. 이번 주 화요일날은 의사 선생님이랑 다시 얘기를 하러 서울로 가봐야겠다
빛나라 내 인생! I have my moment! Everyone has his or her mo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