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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작
Level 2   조회수 57
2018-04-11 11:58:08
안녕하세요.

짧은 소개 : 30대 후반/여/서울거주/현재 무직/아토목세틴 복용 중/

세 번째 직장을 그만 둔 이후, 저는 심각하게 제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패턴은 늘 똑같습니다.

시킨 일을 제대로 기억 못 하고, 계속 잊고 또 잊고, 적어 놓아도 적어놓은 것을 기억 못하고, 저 때문에 회의가 열리고, 사수가 아무리 가르쳐줘도 계속 잊고..

결국에는 저 때문에 모두가 괴로워지는 상황이 반복되었죠.

저는 대학 졸업 직후 큰 병에 걸려서 1년 동안 치료를 받았고, 그 후에 집에서 몇 년 우울해 하면서 보냈던 기간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 직장에서 해고당했을 때는 집에 너무 오래 있어서 사회성이 떨어져서 그런 거라고 단순히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두 번째, 세 번째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했을 때 깨달았죠. 뭔가 나한테 심각한 기억력 문제가 생긴거라고 말이죠.

그 후,

MRI를 찍었으나, 특이소견은 없었고요.

정신과로 연결해 주셔서 4시간짜리 웩슬러지능검사를 한 후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었죠.

몇 달을 복용했지만, 제 단기 기억력은 전혀 좋아지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엄마가 몇 가지 해야할 일을 부탁하면, 3분의 2는 잊어버리는 거죠.

 

네 번째 직장을 그만 둔 후 집과 가까운 정신과를 다니면서 불안장애와 우울증 약을 복용 중이었어요.

그러다가 ADHD 소견이 발견되어 몇 가지 짧은 문답과 2시간짜리 웩슬러지능검사를 다시 받은 후, 최종적으로 ADHD 진단을 받고 지금은 2주째 아토목세틴 18mg과 우울증 약을 복용 중입니다.

처음이라 용량이 적고, 그래서 약 복용 전과 다른 점은 아직 딱히 없어요.

여전히 잘 잊고, 기억을 잘 못하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예전과 달라진 점은,

어쩌면 사회로 다시 복귀해서 건강한 사회인으로서 사람들과 섞여서 살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이 생겼다는 거죠. 그렇게 원했던, 매달 월급을 받고, 저금을 하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

이 곳 에이앱을 발견해서 너무너무 반가웠구요.

저처럼 ADHD가 있으신데도 직업이 있으신 분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곧 그렇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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