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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ADHD 콘서타 휴약 일기 ing
Level 2   조회수 63
2018-05-21 19:02:09
2월부터 약국에서 구입한 콘서타를 그대로 방치하다가

5월 중반에 그러니까 저번주에 이틀 가량 먹었습니다.

 

목요일 금요일이었는데 좀 하루가 길고 정신없을까봐

미리 아침부터 챙겨서 먹었습니다.

 

오랜만에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휴약을 하다가 먹으니 '아 약이 잘 들긴 드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확실히 일의 순서나

진행 과정에 있어서 뭘 먼저 하고 나중에 할지

좀 자를 부분은 자르고 뭐가 더 중요한지 알고

집중해야 할 부분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니까

이런 효과가 약이 없을 땐 평소 80%정도라면

약을 먹으면 100%가 되는 느낌을 받았죠.

 

하루는 18미리, 하루는 27미리 였어요.

오랜만에 복용을 하게 되면 몸에 무리가 갈까봐

큰 용량을 사용하지 않았고요. 이게 평소에

복용하지 않다가 복용을 했는데 그런게 좀 있었어요.

 

밤에 효과가 떨어지고 나서 오는 피로감 같은게

훅 올라와서, 내가 약을 먹고 있을 때 이런

피로감을 다 겪으면서 복용을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약을 시도했던 건

반년 정도 약을 먹고 지내면서 내가 평생

이 약을 먹으면서 지내야 하나, 의존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스스로는 의존이라고 생각하지 않더라도

 

생각은 생각이지 감정적으로는 우울감 비슷한게

몰려오긴 했습니다. 인정할건 해야겠더라고요.

아무리 머리로 그렇게 혼자 생각해도

저한테는 거짓말 하는 기분이 들어서

한번 약을 쉬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휴약했거든요.

 

마음은 편합니다.

저를 속이면서 지내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생활이 편해진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물건 잃어버리고 계획 다 세워놓고

진행 중에 정말 어이없게 놓치는 것도 있고

출근 준비 하면서 어디에 벗어놨는지 잊어버린

안경을 찾는 모습, 핸드폰을 찾는 모습 때문에

다시 발생하고 자잘한 구멍들이 다시 커진

느낌은 받았습니다.

 

그건 그렇고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제 학창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친구를 봤어요.

 

이 친구가 아침에 좀 늦었는데

지각을 했거든요. 땀을 뻘뻘 흘리면서

헉헉 거리면서 나타났는데, 딱 봐도

늦어가지고 뛰어온거에요.  허겁지겁

 

그러니까 옆에 계신 분은 뭐하다 늦었는지

닦달하는데 그 친구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늦은 이유를 설명하는데

짠하더라고요.

 

아침에 나오기 전에 옷 갈아 입으면서

잠깐 안경을 벗어놨는데 그걸 찾다가

30분 정도 평소보다 늦었다고 하더라고요.

ADHD는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겁니다.

 

그 친구 스스로 본인 행동에 대해서 막

자책을 하는데, 본인도 이게 왜 이런지 모르겠다는 둥

그런데 윽박 주시는 분은 사연을 듣고 난 후

그거 참 멍청한거 아니냐고, 어떻게 그럴 수 있냐

하시는데 저는 뭐 상황을 옆에서 다 보고 있으니까

제 모습이 저랬거든요. 딱히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런데 가만히 그 친구를 보고 있으니까

인중이랑 코,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서 번들번들 해졌더라고요.

 

날도 덥고 뛰어서 와서 땀도 나고 옷도 다 젖고

힘들어 죽겠는 표정이더라고요. 그래서

"안경 때문에 아침부터 한 소리 듣고

지금 본인이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야, 바람막이 좀 벗어서 허리춤에 묶고

숨 좀 쉬어라" 이러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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