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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2   조회수 26
2018-06-13 22:36:45
오늘.. 마음이 꽤 우울하다. 몸이 피곤해서 더 그런가 보다. 이유 없이 또 눈물이 났다.. 아니 아주 이유가 없는 건 아니다. 내게 주어진 일을 하고 있을 때.. 사람들이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는 시선을 느끼곤 한다. 아직 젊은 나이인데.. 아주머니들이 할 법한.. 주방 일을 하고.. 청소하는 일 등.. 단순 노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시선을 느낄 때마다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려 애쓴다. 그리고 매일 집에서 혼자 연습한 대로 더 밝은 표정을 짓고 더 당당해보이려고 애쓴다. 단순 노동을 하며.. 머릿속을 비우고 싶어서 이 일을 선택한 것인데.. 다른 사람들이 나를 안쓰럽게 바라보는 시선은 영.. 익숙해지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살던 곳에서 일을 하니.. 가끔 얼굴만 익숙한 동창들을 만나는 일도 있었다. 나름 열심히 살고 있지만.. 겉모습이 초라한 내 모습이.. 그들과 대조될 때.. 공허함과 외로움을 느꼈다. 이렇게 그늘진 마음이 들려고 할 때 평소 감사일기로 마음을 돌리는 연습을 했던 대로 마음을 돌렸다. 인지적인 면에서 보통 사람보다 역량이 부족한 나여서 내가 가지고 있는 영양사 면허증을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팔과 다리는 멀쩡하니까 단순 노동을 하면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라는 증상은 날 피곤하게 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 나의 이런 증상을 내가 알고 잘 관리하는 방법을 알아가면서 예전보다는 이런 나를 내가 이해할 수 있고 자책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생활하면서 @증상은.. 계속되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그런데.. 아직 주변 사람들은.. 내가 @라는 걸 인정해주지 않는다. 정상인으로 봐주는 걸 고마워해야 하는 지.. 내 심정을 알아주지 않는 걸 섭섭해 해야 하는 지.. 아직도 모르겠다. 최근에 있었던 내 @ 증상을 한 번 적어봐야겠다.

  1. 봉사해야 하는 장소를 잘못 알고 혼자 무작정 걸어가다가 다른 분들의 발견으로 다행히 봉사할 장소를 찾아갔다. 분명.. 다른 사람 눈에 정신없는 사람으로 보였을 게 분명하다. 톡을 잘못 본 걸.. 확인했다. 헛웃음이 나왔다.

  2. 눈치 없는 행동을 했다. 조용히 자리를 떴어야 했는데 가겠다고 인사를 하고 갔다. 눈치를 기르는 건.. 참 힘들다.

  3. 요즘.. 감정조절이 어렵다. 가슴이 울컥해서 눈물이 날 때가 종종 있다. 눈물이 나는데 도대체 왜 우는 건 지.. 나조차도 모르겠다. @로 생활하는 자체가 힘들기 때문인 것 같다. 예전보다는 분명 나아졌는데 힘들다.

  4. 일을 하고 난 후.. 내가 일을 처리했던 기억이 희미하다. 메모에 의존하며 일을 하고 있지만.. 언제 어디서 문제가 생길지.. 경제활동을 하는 동안 늘 긴장 상태여야 한다. 바로 이런 점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다.

  5. 학점은행제를 하기로 해놓고.. 출석 체크만 하고 강의를 듣지 않고 있다. 들어야 할 강의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공부하는 게.. 왜 이렇게도 귀찮고 싫을까.. 정말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한다.

  6.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에도.. 몇 번을 지웠다가 쓰는 지... 시간은 또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지...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

  7. 수영을 하러 갔는데.. 안경을 안 쓰고 가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 안 챙긴 물건이 있는 확인했는데 또 수건을 빼먹고 안 가져왔다.

  8. 멍해 보이고 졸린 것 같은 표정.. 일적인 대화나 일상적인 대화 중 했던 이야기를 되물어 물어보는 일.. 고치기 쉽지 않지만.. 그래도 노력해보자.

  9. 무언가를 하려고 몸을 움직이면.. 무엇인가를 잃어버리거나.. 해야 할 일을 잊거나.. 실수 연발이다.

  10. 생활 속에서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어려움이 많은데.. 어떻게 일일이 다 설명할 수 없는 @증상..


 

오늘처럼.. 또 막연하게 외롭고 공허할 때.. 이렇게 에이앱에 찾아와서 내 @증상에 대해 글을 쓰니 참 좋다. 보통 사람을 붙잡고 이야기하면..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를 여기 이곳에 남길 수 있고 누군가 들어준다고 생각하니..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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