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adhd의 힘이었다니... 1 (여행) 아침 조회수 98 2018-06-11 12:31:34 |
나의 고유한 성격으로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게 adhd에서 오는 특질이었네? 라고 깨닫는 것들이 많다.
진단 받고 약을 먹은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계속 튀어나온다.
의학적 근거는 없을지 모르지만 느낀 대로 끄적여볼까 한다. 시리즈처럼 될 것 같다.
1. 여행을 안 좋아하는 것
'여행' 하면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고 갈망하고 호시탐탐 꿈꾸는 로망이라 간주되는데
난 어릴 때부터 여행이 싫었다. 도대체 뭐가 좋다는 건지 이해가 안됐다.
분명 몸이 힘들 것+계획 세우는 것 귀찮음+잠자리 바뀌면 잠 못잘 게 뻔+낯선 곳이 그다지 궁금하지 않음.
사진으로 봐도 충분한 걸 왜 굳이 가서 봐야 돼? 라고 생각했다. 부지런히 움직일 생각을 하면 짜증부터 몰려왔다.
어릴 때는 움직이는 걸 어느 정도로 싫어했나 하면
외식하러 동네 나가는 것마저 귀찮아서 가족들이 간만에 뭐 먹으러 가자 해도 안 가겠다고 생떼를 썼다. 라면을 끓여먹겠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려 혼자 집에 남았었다.
막내딸만 두고 외식한 게 미안했던 가족들이 종종 음식을 싸가지고 오셨었는데 그걸 고마워하지도 않았다... (급 생각나는군요 모두 죄송합니다ㅠ)
그만큼 어디 간다는 거 자체가 나에겐 스트레스였다.
남들은 못 가서 안달인 여행을 기피해서 별종, 괴짜 소리도 참 많이 들었건만
adhd커뮤니티에 들어와 나만 이런 게 아니란 걸 알고 띠용했다. (모두 그렇다는 소리는 X)
그 아무리 멋진 곳에 간다 해도 신경 쓰이는 게 왜이렇게 많은지 (더움, 소란함, 내 맘대로 안됨, 발 아픔...)
그냥 넘나 피곤하기만 했다.
소리에도 예민해 사람들의 왁자지껄함이 감상을 방해했다.
24시간 와글와글한 전두엽을 가진 사람이 뭔 놈의 느긋한 경치감상인가!
난 시계 초침소리도 못 견딜 만큼 예민한 사람이라규ㅠ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메틸페니데이트 만세~) 예민도도 확실히 줄었고 만성 불면증도 많이 좋아졌다. 움직이는 게 더이상 귀찮지도 않다.
어딜 가나 보통사람들처럼 '느끼고' '즐길 수' 있다.
3년에 한번도 안 갔던 여행을 최근엔 1년에 몇차례씩 갔다. 그래봤자 짧은 여행이지만 말이다.
내일은 당일치기로 강화도를 갔다올 생각이고 여름에도 뭔가를 꾀하고 있다.
겨울엔 오빠가 있는 미국에도 가리라~
(마무리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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