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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여행을 다녀왔어요, 바다를 보고 왔는데요
Level 2   조회수 23
2018-07-31 20:48:56
이번에도 친구들과 다녀왔습니다.

여태까지 친구들과 다녀왔던 여행들을 생각해보면

강원도, 부산, 전주, 제주도 등등 이었는데

 

어느 곳 하나도 제가 먼저 여행을 가자고 해본 적이 없어요.

 

머릿 속 사전에 '여행'이라는 단어 자체가 없는 것 같거든요.

요 근래 아침님 글을 블로그에서 봤는데 아침님도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더라고요.

 

저도 가만 생각해보면

친구들이 먼저 제안하면 저는 그냥 따라가는

수동적인 태도로 여행에 임하고 그랬죠.

 

약간 이런 태도였어요.

'나는 여행 가는 것이 싫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갈거면

나는 몸만 가겠다. 짐도 최소한으로 하고 필요한 것은

너희들 것을 빌려서 쓸 것이다. 돈만 내면 니들이

알아서 준비하고 출발 장소랑 시간만 공지해달라.'

 

여행이 어디가 어떻게 뭐가 좋은지 하나도 모르겠거든요.

 

강원도 여행, 부산, 전주, 제주도, 내일로 등

지금 생각해보면 친구들이 먼저 가자고도 했지만 뿐만 아니라

그 모든 준비 과정 중에 제가 참여한 부분이 1도 없었습니다.

정말 1도 없었습니다...

생각해보니 민망합니다. 저는 그냥 돈만 내고 몸만 따라갔어요.

 

당시에 같이 갔던 친구들이 모두 다르지만

신기하게도 그 사람들은 여행을 매우 좋아했던거 같아요.

 

단지 계획만 짜는데도 오히려 들떠서 점점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

옆에서 저는 그저 신기하게 얘들이 숙소 찾고

음식 찾고 명소 찾고 표 예매하는 것을 지켜만 봤어요.

...첫날은 어디에 몇시에 가서 무엇을 먹고 뭘 할거고..

..둘째날은 어디에 몇시에 뭐를 타고 가서 뭘 먹고 뭘 할거고...

...셋째날은 어디에서 차를 빌리고 뭐를 쓰면 할인이 더 좋고..

 

...재잘재잘재잘 듣다가 저는 그냥 멍해지고...

 

날짜 정하고 표를 예매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걸 내가 했으면 토나올 것 같다." 이러고 앉아있었죠.

신기해가지고 눈 동그랗게 뜨고 카페에서 빨대로 음료수나 빨면서

 

한 번은 부산 벽화마을에 갔었어요. 감천 문화마을인가...

버스에서 내려가지고

'와 다 봤다, 이제 돌아가자. 나머지는 다음 로드뷰로 봐야지'

저 혼자 우스개 소리로 웅얼거렸는데 그걸 들은 친구가 정색하더라고요.

 

이 부분이 아침님이 쓰신 글을 보다가 공감이 가서

뒤통수가 뭐로 한 대 맞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이 부분이거든요

"사진으로 봐도 충분한 걸 왜 굳이 가서 봐야 돼? 라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으로 다음 로드뷰 어쩌구 했던 얘긴데

나만 이런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은 여전히 휴약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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