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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약을 줘. 부탁이야.
Level 2   조회수 26
2018-08-06 14:32:00
 

이퀼리브리엄. 프로지움이란 약을 통해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누구나 느꼈을법한 사랑, 분노, 슬픔 등 내가 평소 느끼던 감정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느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이 x같은 세상에 눈을 부릅뜨고 살고 있음에도, 이런 경험. 저런 경험을 겪고나니.

어느 순간 슬픔에 잠식당한 나를 발견했고. 정말 슬픔, 우울 너만큼은 어떻게든 지워버리고 싶다고. 아니, 너 만큼은 어떻게든 반드시 죽여버리겠다고 그렇게 독기를 잔뜩 뿜어냈음에도-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 내가 느끼는 슬픔이, 우울한 생각들이 결국 내가 느꼈던 사랑, 행복 이라는 감정들의 부패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비참하게도 나는 이걸 잘라낼 용기가 없다는 것을 알아버렸다.

신경치료가 사실은 치료가 아니잖아. 시발. 그냥 신경을 죽여서 더이상 치아가 아프지 않게 하는 신경 죽이기를 그걸 치료라고 씨부린다는게 대체 무슨 개소리냔말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 누구든, 무슨 방식으로든, 어떻게든 그렇게 내 곁을 떠났는데

근데 아직도 그들은 웃으며 내 속에 살아숨쉬고 있고, 이 괴리감에 내가 무너진다 해도,

나는 그걸.... 잘라낼 수가 없어...그들을 차마 죽일 수가 없어....

 

그러니 부탁이야. 나에게 약을 줘.

어떠한 감정도 느끼지 않는 병신으로 나를 만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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