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서서는, 하늘을 우러러. 모던 조회수 34 2018-08-28 14:32:44 |
하염없이 눈물이 나고- 도저히 내 자신에게 용서가 안되서는- 이 끝없는 울분을 도저히, 도저히 가라앉힐 수가 없었기에,
결국 나는 아버지께 내 힘으로 준비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희어버린 머리칼이 잔뜩 짙어진 그분께, 그 분의 피와 땀을 더이상 요구할 수가 없었으니까, 제 스스로 하고 싶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가끔씩 찾아 뵐게요.
90만원의 월급을 받고 시작한 작은 방 한칸.
시체 썩는 냄새를 안다는, 그렇게 누구는 LG화학에 들어가는 날, 나는 고시원 총무가 되었다.
무서웠다. 너무나 무서워서, 그래서 더더욱 핏기 세운 눈을 부릅 뜨고는, 고개를 쳐들어, 기죽지 마라. 타협하지 마라. 나는 나를 믿는다. 라며, 더욱 세차게 내 삶에 반항을 하려 했으나. 거짓, 그리고 불합리함에는 결코 반항을 할 수 없었기에, 결국 고개를 푹 숙여선, 벌레가 되어버린 나를, 경멸의 눈이 아닌, 그래...그저 아무 생각없이 그냥, 받아들여지고만 있을 뿐이였다.
그러니까, 나는 벌레니까, 그래서 끊었던 담배를 한대씩 다시 피고 있는 이 쓰레기짓이, 내 울분을 삭혀주는거겠지. 라고 속삭이면서.
날 떠났던 고마운 사람. 그 사람 생각은 왜 또 나는걸까. 이런 버러지가 된다는걸, 그 사람은 진작에 알았던 걸까. 소모품이 되어서는, 누구도 나의 감정을 신경쓰지 않아서, 바닥에 주저 앉아 계속 울고만 있을 한심한 사람이란 것을 알아서? 하지만 안다. 알고 있다. 누구보다 잘 안다. 나는 어떻게든 이겨낼꺼니까, 단지 지금은 울고 싶을 뿐이라서. 그래서 이렇게 소리없이, 악이 가득 박힌 고함을 지르고 있는거니까,
더 이상 자신의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울분에, 혼노지에 불을 질러선, 그 불길속에, 기어이 자신의 발로 들어가, 한 없이 불타버린 오다 노부나가가 되기 전까지..
싸우고, 찢어지고, 터져버려 막다른 곳에 더욱 다닿을수록, 나는 더 치열하게 싸울테다.
좁아터진 시궁창 바닥에 우뚝서서, 어두운 터널 위의 한줄기 하늘에게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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