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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살아있다
Level 2   조회수 26
2018-08-19 22:05:26
여러 사람들의 위로...

 

“너의 잘못이 있지만 고의로 그런 것이 아니니 너무 나락으로 빠져 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렇게까지 큰 일이 아니다. 괜찮다.”

“평가에서 탈락된 건 재평가 받으면 되고 그 사업체가 문 닫는 일은 없을 거다.”

“일하던 곳에 사표를 던지고 잘못을 뉘우치고 나오면 그만이다.”

“너의 잘못만 있는 건 아니다. 관리 감독을 잘못한 모두의 잘못도 있다.”

 

아직까지 마음에 맴도는.. 분노가 담긴 말들..

“너와 함께 일하는 동안 느꼈던 너의 모습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는 거야.”

“네가 떨어뜨린 폭탄 때문에 우리 집은 문 닫을 지도 몰라.”

“왜 그렇게 살아? 왜 그렇게 사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

“너에게 언제 힘든 일을 시켰니? 왜 그 작은 일도 안 해서 모두에게 폐를 끼쳐?”

“다 너 때문이잖아. 다 네가 잘못한 일이잖아.”

 

나에 대한 분노가 담긴 말들.. 내 마음을 굉장히 아프게 한다. 내 마음 속에 맴도는 말들에 내가 상처입지 않으려면.. 나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나의 주의력결핍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정상인으로 알고 당장 입은 피해 때문에 분노에 차서 생각 없이 내뱉는 말들일 뿐이다. 그러니까 분노가 담긴 말에 내가 아파할 이유가 없다. 그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그들에겐.. 주의력결핍이라는 건.. 그냥.. 게으르고 무책임하고 이기적이고 나이 값 못하는 이상한 사람일 뿐이니까.. 그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내가 나를 바라볼 필요는 없다. 나는 주의력결핍이 얼마나 내 삶을 갉아 먹고 있는 지.. 삶을 통해 알고 있는 사람이니까.. 내 자신까지.. 나를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지 않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

 

일하는 동안.. 나는 정말 힘들었다. 내가 한 일을 한 번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늘 시간에 쫓기듯 일을 끝내야 했다. 한 번 더 확인을 하려면.. 근무 외 시간에야 가능했다. 서류상의 근무 시간은 3시간... 실제로 일한 시간은 4~5시간.. 그런데도.. 나는 내게 주어진 일을 다 해내지 못했다. 일하는 동안.. 너무 정신없어서.. 약도 먹지 못하고.. 병원에도 가지 못했다. 처음으로.. 나에게 따뜻한 배려를 해준 분들이.. 내가 저지른 실수.. 아니 잘못 때문에 피해를 입고.. 나에게 던지는 분노에 찬 말들이.. 가시처럼 내 마음에 박혀 나를 아프게 했다. 나에게 화내는 게 당연하다. 나는 그 화를 다 받아 내야 한다. 눈물이 나는 건 절대 억울해서 우는 것이 아니다. 그냥... 지금 상황이 너무 무섭고.... 내가 좋아라했던 분들이 나를 향해 분노하는 모습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에... 나는 먹고 자고.. 그러고만 있다. 입으로는 죽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데.. 나는 살고 싶은가보다. 살기 위해 먹고.. 자고 있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와 소통을 하고 있다. 세상에.. 정말.. 이대로 죽으라는 법은 없나보다.

 

그런데..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떤 일을 해야.. 다른 이에게 피해 안 주고 살 수 있는 거지... 모르겠다.

 

우선.. 25일.. 병원 들려서.. 그간 있었던 일들에 대해 상담하고... 나의 주의력결핍 정도 어느 정도인지... 집중력검사 같은 걸.. 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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