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말 꼬리 낙서글 연이 조회수 33 2018-09-05 10:36:50 |
저번주 토요일.. 기억에 남는 순간의 조각.... 3살배기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길 건너편에서 나에게 다가오려고 했다. “누굴까..?” 내가 손을 흔드니 그 아이도 나를 따라 손을 흔들어주었다. “~누구야 이리와” 아이 엄마의 말에 그 아이 이름을 알았다. 내가 일했던 곳.. 그리고 나의 큰 잘못으로 인해 직무유기의 사유로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그 곳.. 그 곳에서 4개월 동안 짧은 인사를 나눴던.. 그리고 하루에 10분도 채 안 되게 그 아이와 함께 있었던.. 시간들이 떠올랐다. 이제 말을 떼기 시작한 3살배기 아이는 이리오라는 엄마의 말에.. “선생님”이라는 단어를 내가 알아들을 수 있을 만한 발음으로 말해주었다. 나를 선생님으로 기억하고 있구나.. 그리고 그 아이가 나를 먼저 알아봐주었고.. 손을 흔들어주었다는 것에.. 아팠던 마음에 작은 먹먹함을 주었다. 그 아이를 긴 시간동안 돌보지 않았는데.. 나를 기억해줘서 너무 고마웠고.. 그 아이를 보니 나의 잘못이 떠올라서.. 마음이 다시 아프기도 했다. 아이 엄마는 “선생님이야?”라며 아이에게 되물었고.. 나는 더 이상 그 아이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나 내 갈 길을 갔다. 그곳에서 아이들과 머물렀던 시간들이 그립다. 업무상의 과실로... 그만둘 수밖에 없었지만... 마지막이 아팠던 곳이었지만... 잠깐이나마 함께 시간을 보낸 아이들이... 보고 싶은 마음이 여전하다. 잠깐이나마... 아이를 돌보는 직업을 꿈꿨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나는.. 그 꿈을 접었다. 할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부주의함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저 멀리서 아이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나는... 그저 멀리서 바라볼 수만 있다면 행복하다.
종교생활....... 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곳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왜지... 내가 자격지심에 빠진 것인지... 종교인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내가 무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오해로부터 비롯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그렇게 느껴진다. 내가 배움이 부족한 건 맞는 것 같다. 그렇다고 자격지심에 빠지지 말자.
정말 오랜만에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톡방에서 누군가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너무너무 웃기다고 해서.. 나도 웃고 싶어서 검색을 통해 짧은 동영상을 시청했다. 정말 너무 재미있었다. 웃음이 안 나올 것 같았는데...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졌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되게 우울해 있었는데... 예능 프로그램을 한 번 보고 웃다니.. 내 마음은 참 이랬다 저랬다.. 왔다 갔다 한다.
어제는.. 늦잠을 자고... 기분이 울적한 채로 있다가 출근 길 마보를 들으며 마음이 다시 살아났다. 100년 전에는 없을 이 순간.. 100년 후에도 없을 이 소중한 순간.. 10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사람으로 태어나 참 많은 걸 느끼고 깨닫는 나.. 마보를 들으며 어제 내가 챙긴 마음이다. 마음이 계속 아팠는데.. 너무너무 아팠는데... 괜찮아졌다. @톡방.. 다른 @분들의 말이 큰 힘이 된 것 같다. 고맙다. 어쨌든.. 어제부터 기운을 차리고 오늘은 6시 30분에 일어났다. 밥을 먹고 약을 먹는 것도 잊지 않고 챙겼다. 내방 바닥 청소도 하고.. 손톱도 자르고.. 엄마 발 마사지도 해드리고.. 음악 쇼핑도 하면서.. 아침 시간을 보냈다. 나에겐.. 저녁에 잠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과 약 먹는 시간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오늘도 한 번.. 나름대로 잘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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