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 그 동안의 연구생활을 정리하며 ENO 조회수 33 2018-09-14 22:15:43 |
(감정 표현을 위해서 반말체를 사용하오니 양해부탁드립니다)
원했던 원치않았던 결국 선택했던 오랜 학교생활(?)
혹은 조금 세련된 말로 돌려 말하자면 연구생활을
이제는 정말 정리하는 짐을 싸고 있다.
간혹 영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갑자기 회사 짤렸을 때나 볼법한 박스에
짐들을 정리하자니, 좀 어수선했던 책상1호로 정평(?)나있던 내 책상도 깨끗해지고
구석 얉게 쌓인 먼지와 몇 톨 알 수 없는 띠끌 조각만 남았다.
어쩌다가 여기까지 오게 된걸까 감회가 새롭다...
알게 모르게 항상 그때에 급급해서 쉬지않고 열심히 했던 것 같은데...
그 동안 뭐하고 살았나... 생각도 든다.
슬슬 가을이 온다는 게 바람으로부터 느껴진다.
그 더웠던 여름 날의 기억은 어디로 가고 날씨를 타고 있다.
우연히 몇 군데 좋은 자리에서 연락이 연이어 왔다.
뭐... 꼭 당장 나를 뽑겠다는 메일은 아니지만, 굳이 나에게 메일을 보낸 헤드 헌터의 메일을 보자면
사실 당장 내가 뭘 할줄 아는게 없는 것 같다는 생각만이 든다.
며칠전에 우연히 제일 구석에 쳐박아뒀던 알고리즘책과 노트를 발견했다.
나는 사실 c언어를 처음 컴퓨터쪽으로 진로를 잡을때 빼고는 정말 싫어했다.
마치 고대 청동기 유물을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
이 다 낡아빠진 청동기 유물을 도대체 어디에 쓴단 말인가
하고는 거들떠도 안봤다.
"기술의 저주"
라고 했던가...
어벤져스에 나온 타노스가 아이언맨과의 전투중에 했던 대사이다.
정말 나는 테크니션이 되고싶었다.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하고 적응하는 ( 스타크래프트 저그 같은데? 오잉? )
그러다가 다시 보는 c언어 알고리즘 책이 낯설게 느껴졌다.
굳이 얘기하자면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다시금 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가라(?) 혹은 기초로 돌아가라(?) 라는 말이 떠올랐다.
정신없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어느 it 테크니션 아재에게 뭔가를 한 수 알려주는
계시가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든다.
다시 기초를 점검하면서 수(math)란 무엇인지
컴퓨팅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동안 나는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고 있었는지
생각이 많이 드는 하루(?) 아니 순간이었다.
이제 곧 다른 곳으로 이주를 앞두고 있다.
자소설은 정말 그럴싸하게 한편이 만들어질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이거 최소 20%는 버블이 낀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어느 정도 행선지는 정해져있지만,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법
눈 앞에 있는 매일의 목표에 최선을 다 하되
중장기적인 생각은 하면서 살아야겠다.
또 여유도 챙기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