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7 새벽에페니드 조회수 41 2018-10-17 15:54:52 |
#1.
며칠전의 일이다. 동생님께서 슬퍼하고 계셨다.
"나도 힘든데 왜 엄마는 오빠야만 계속 걱정하는데? 그래도 오빠야는 내보다 생활력이라도 있잖아!"
싸운거 아니다
나는 크나큰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뭐 생활력???????????
#2.
동생이 말하는 내 생활력의 논거는 이러했다. 듣는데 어이가 휴가내고 지옥불에 놀러가서 타죽는 기분이었다.
가족도 가족을 이렇게 모른다
1) 1년에 특정 시기만 됐다 하면 국가시험원에 알바하고 돈벌어옴. ->저사람 이제 안부르면 좋겠다는 소리 대놓고 들어보았니...?
2) 돈이 없으면 호텔 가서 감자 깎아서 돈벌어옴. ->가서 옆에 애기같은 고딩보다 못한다고 계속 욕먹음 ㅋㅋㅋ +내 표피 벗김...
3) 수원에서도 호텔 가서 국수 삶음. ->국수 3일 삶고 때려쳤음. 집에 와서 맨날 눈시울이 붉어짐 ㅋㅋㅋㅋㅋㅋㅋ
+내 손도 삶음.
4) 동아리 회장 함. ->사회성이랑 1도 관계없음. 일 못한다고 맨날 불려가서 혼나고 털리고 사람도 안 남음.
5) 군대에서 대대장한테 신임받음. 요새도 뭐 보내줌
曰일을 잘 했겠지! ->당시 4개월 정도 정신과 입원했었음. 걱정하지 말라고 보내주기 시작한게 이어진거임.
6) 유격 조교함 ->사무실이 싫어서 지원해서 탈출한거임.
ADHD가 사무일은 못해도 조교는 할 수 있음! 대체 이게 생활력이랑 무슨 상관이냐고 그랬더니 군생활=생활력 아니냐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비수를 찔러주셨다.
7) 항상 뭔가 하고 있잖아 이번에도 또 알바 지원하고... ->독서실 짤렸다 이뇬아!!!!!!!!!!
8) 스펙 있음. ->있으면 뭐해...? 하....
#3
맞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내가 동생이 생활력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
1) 인턴하면서 사고 안 침. ->가서 일 자체가 없었다고 함. 심지어 인턴 가는 날에도 인턴 오는 거 모르고 있던 회사였고 두명이서 갔는데 일도 없고 인사도 안 받아줌. 두달동안
2) 과외로 월수 150은 아주 쉽게 찍음. 일주일에 삼일 정도 일함... ->중간중간에 가끔 짤리기도 하면서 이어간거라는듯. 어... 그게 생활력 아니야...?
3) 동생이랑 명절이나 집안일 같이 하면 내가 상사들한테 지적받는 포인트 다 지적받고 동생 혼자 답답해 죽음. ->동생왈 "그거는 능력여부가 아니고 오빠야가 할생각이 없는거잖아 그냥!" 너지금뭐랬냐
4) 내가 보고있으면 그냥... 음. 으른임. 으른.
결론: 우리는 불완전한 지구의 오누이일 뿐이다.
........그래도 나보다는 동생이 나은 것 같은뎈ㅋㅋㅋㅋ
#4
즉,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아니고 동생이 생활력이 있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이야기를 친구랑 어제 했다. 생활력은 개뿔. 나는 시보기간에 잘릴까 두려워서 이 길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친구는 어리석고 과한 걱정에도 정도가 있다고 말했다... 입닫고 말한마디 안하는 정도만 아니면 안잘리니 걱정할 필요 없다는 거였다.
독서실에서 잘려보면 걱정이 된다
그러고는 이번에도 다시 한 번 마음에 든 이성에게 차인 이야기를 하더니
"야... 너무 힘들다..."
하고는 눈시울이 붉어지는 거였다.
어이상실 얼탱이가 없었지만 당장 좋아했던 사람 생일에 아무리 해도 공부가 안 돼서 나온 내가 할 말은 아니었다. 흠흠.
친구가 스토커냐고 그러는데...스토커가 아니고 그냥 머리에 들어 있었다...
#5
나랑 친구의 열등감은 세줄로 요약이 가능했다.
왜 나는 시작부터 내 주변의 완벽한 남들과는 달리 열등했는지 왜 나만 세상의 온갖 고통들을 다 부당하게 겪고 있는지 내 열등함은 아주 본질적인 것이어서 앞으로도 나아지지는 않겠지.
물음의 전제가 아주... 그, 찌질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우습게도 이렇게 글을 쓰지 않으면 이게 머리를 지배하기도 한다.
나는 "니는 그래도 일은 잘 하지 않냐"고 징징거렸다. 친구는 "집에 빚 없으면 닥치라"고 했다.
언젠가 ㅋㅋㅋ 언젠가 극복하겠지. 멋대로 상대를 완벽하게 여기는 이놈의 열등감.
https://www.youtube.com/watch?v=_YN-6JSw4B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