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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8 자기 전에.
Level 4   조회수 29
2018-10-28 23:31:47
#1 정약용

 

대체적으로 천하의 만물이란
모두 지킬 필요는 없고
오직 마음만은 지켜야 한다.
나의 밭을 지고 도망갈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것이 없다.
내 집을 이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나의 정원의 꽃나무, 과실나무 등을
뽑아갈 자가 있는가
그 뿌리는 땅에 깊이 박혀있다.

-(중략)
그런즉 세상의 만물이 모두 지킬것이 없다.
그런데 유독 이른바 '나'라는 것은
그 성품이 달아나기를 잘하여
드나듦에 일정한 법칙이 없다.
아주 친밀하게 붙어 있어서
서로 배반하지 못할 것 같으나
잠시라도 살피지 않으면
어느 곳이든 가지 않는 곳이 없다.

이익으로 유도하면 떠나가고
위험과 재화가 겁을 주어도 떠나가며
심금을 울리는 고운 음악소리만 들어도 떠나가고
새카만 눈에 하얀 이를 가진
한 미인의 요염한 모습만 보아도 떠나간다.

그런데 한번 가면 돌아올 줄 몰라
붙잡아 만류할 수 없다.
그러므로
천하에서 가장 잃어버리기 쉬운 것이
나 같은 것이 없다.
-(생략.) 정약용, 「수오재기」로부터.

#2
집은 이고 튈 수 없어도 집문서는 이고 튈 수 있고
땅은 이고 튈 수 없어도 땅문서는 이고 튈 수 있고.

그래도 세도기의 초입에 기독교를 믿는다고 집안이 모진 숙청을 당한 분이 그걸 몰라서 안 쓰셨을 리는 없겠지.
흔들리지 않는 태도를 세우는 것은 그렇게 마냥 힘든 것이지만 의미가 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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