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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도 되는건가? 잘 지낼 수 있을까?
Level 3   조회수 53
2018-11-18 23:33:05
다행이다.

많이 좋아지고 있다.

좋아졌다는 말을 여러 사람에게 자주 듣는다.

나 스스로도 느끼고 있다.

 

다행히 약은 잘 맞고

약이 잘 맞으니

내가 어떻게 살아야 편한지도 점점 깨달아 간다.

그래서인지 내 안에 있던 우울과 분노를 조절하기가 쉬워졌다.

 

그러나 난 혼란스럽다.

약 효과가 줄어드는 저녁쯤이면

이런 바보가 따로 없다.

넘어지고 다치고 잊고... 실수하고 민폐끼치고

물론 약 효과가 끝난다고 우울해지거나 분노하지는 않는다.

다만 꽤나 멍청하고 답답한 인간이 될 뿐이다.

 

성적이 정말 많이 올랐다.

대부분의 과목에서 평균 근처도 못가던 예전과 달리

어떤 과목은 중간고사를 1등을 하기도 했고

또 어떤 과목은 수업 떄마다 칭찬을 듣고 있다.

(물론 여전히 꼴찌한 과목도 있...)

 

약을 먹는 날엔 질문에도 곧잘 대답하고

덜 멍하니 있지만

약을 빼먹은 날엔

멍때리거나

존다.

 

칭찬받을 떄의 나와

혼날때의 나중 뭐가 진짜 나인지 모르겠다.

 

잘 살아가고 있는 나와

우울과 열등감에 찌든 나 중 누가 나인지 모르겠다.

 

늘 혼나고 열등감에 찌들어 있는 우울한 나를

받아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가...

 

과거의 나를 잘 극복하고 있는데

극복하는 나를 받아들이기가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요즘이다.

 

그냥 둘 중 누구든 아니 그 어떤 나라도 행복할 자격이 있다고 누군가 내게 말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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