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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3. 05
Level 4   조회수 25
2019-03-06 00:03:22
하하... 갑자기 팍 찔렸다.

 

몇 가지 시소러스의 예시들을 기억하려고 써놓다가...

[ERIC 시소러스, MeSH,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역사용어 시소러스, 민족문화추진회 고전용어 시소러스.]

문득, 텍스트 너머로 어렴풋이 잡아두고 있던 시소러스 관련 작업에 대한 앎이 확 밀려왔다.

그러니까, 딱 1년 조금 더 전에, 국시원 아르바이트를 할 적에,

출제위원들이 내 놓은 안경사랑 간호사 시험 문제지를 대략 검토해서, 시소러스에서 벗어나는 용어들을 캐치하는 작업을 했었다.

과장 없이 다른 사람들보다 10배는 느렸는데... 왜냐면 그건 내가 정말 못하는 순차, 대조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시소러스 및 색인작업은 전문작업이라 알바가 잘 해내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나랑 같이 있던 다른 친구들은 훨씬 빠르게 해내는데, 나 혼자 해내지 못하고...

바쁘디 바쁜 도중이라 알바생한테까지 밀려온 일이라... 배려를 받다 받다 직원들의 얼굴에 떠올랐던 그 짜증...

정말 손발이 잘린 듯한 그 무력감.

아... 남들한테는 고수익 꿀알바였던 그게... 내게는 도전의 연속이었고

할 생각이 없는 걸로 보이는 것도 정말 고통스러웠고...

사실 그 사소한 일이 내 가치의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중요도가 꽤 높아서 사소한 일은 아니지만)

당장 그 일과 직면한 끄트머리에서는 그거 하나 못하면 굴러 넘어져버릴 듯한 고통을 느꼈다.

정말 속으로 죽자 죽자...

그 감정이 갑자기 콱 떠올랐다. 1년이 넘었는데...

하...

누구를 뭐라고 원망할 수도 없고.

 

전혀, 취업을 못한 게 슬프지는 않다. 이건 그 전의 문제였다.

사소한 일을 평범하게 진행하지 못하는 거, 그때마다 느껴지던 사람들의 눈.

그래. 몸 건강한 것만 해도 얼마나... 얼마나 감사할 일이냐.

오늘 듣던 인강에선 강사가 어떤 수험생 이야기를 해 줬다.

수험 도중에 같은 아파트에 있던 어머니가 투신자살을 했다던...

그래, 내 고난이 그 절반의 절반의 절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얼마나 감사하냐.

그렇게 아무리 되새겨도 아프기만 하다.

 

연습으로 나아질 수 있을까.

분야가 달랐다면 괜찮아질 수 있었을까.

사람에게 각자의 무능이 있건만, 나는 나만 아픈 줄 안다 정말.

 

+ 뭘 어떻게 연습해야 하는지 조금 방법이 떠올랐다. 내가 뭘 어떻게 못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만들어서 나혼자 작업능력 조절 좀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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