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일상을 빙자한 독후감을 빙자한 일기 장마 조회수 38 2019-03-13 17:00:56 |
#1
아하하. 오늘은 좀 성의있게 써보겠습니다.



#2
상당히 재밌는 책입니다. 추리소설을 제법 읽었다면 모를 리가 없는 캐릭터들.
홈스
형사(사실 이쪽은, 저도 잘 몰라요. 추리 소설에 제법 나오긴 하는데 고전에는 형사들이 잘 없죠. 프랑스 작가였던, 그 누가 형사였던 것 같은데 프랑스책을 제가 싫어해서.)
필립 말로
이렇게 세 단계로 나눠서 글 시작을 합니다.
명탐정은 우리보다 위에 있습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걸 보고 그걸 추리해냅니다.
형사는 우리와 시선이 같습니다. 우리와 똑같이 일에 치이는 그저 시민일 뿐입니다.
필립 말로는 우리보다 아래 있습니다. 범죄가 일상인 그런 곳에서.
#3
제목이 구려요. 딱히 읽고 싶게 하는 제목은 아닌 것 같습니다.
허나 아주 훌륭하기 짝이 없는 책입니다. 정말 전문적이에요! 하버드까지 나오고 홈즈 강좌까지 하는 분이니 믿어도 좋아요!
필립 말로를 다루려고 하드보일드의 작가인 유명한 헤밍웨이까지 다룹니다. 헤밍웨이는 원어가 아니면 그 위대함을 알 수 없다고 하고. 물론 저도 한글판은 읽다 잤습니다.
#4
스포를 하긴 싫으니까 간단하게 요약만 하자면
코난 도일은 추리 소설이라는 틀을 만들고
챈들러는 하드보일드 탐정의 원형이고
에코는 정말 드럽게 중세오타쿠 잘난체하는, 그리고 추리소설이 지식으로도 가능하다는.. 아 그냥, 모범적인 고전을 또 써냈고
미야베 미유키는 일본의 국민 작가, 국민 작가라는 말이 왜 그 이름 앞에 붙었는지 설명했습니다.
왜 굳이 안쓰냐면 훌륭한 책을 스포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말 꼭 보길 권해요! 추리소설 덕후건! 아님 입문하시건! 정말 쉽고 가볍게 써졌습니다.
#5

말로의 캐릭터이자 명대사 몇개를 적고 싶습니다. 이 쯤에서 눈치채셨겠지만 말로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내가 말하는 건 어떤 것도 점잖지 않지. 나는 점잖지 않으니까. 아가씨 기준으로는 기도책을 세 개 미만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도 점잖을 수 없겠지."
"당신 아주 웃기는 역할을 하고 있군요, 아미고. 정말로요. 당신 같은 인물들이 계속 나오는지도 몰랐어요." "전쟁 전에 찍어놓은 재고지."
거칠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신사답지 않으면 살아갈 자격이 없다.
우리는 작별 인사를 했다. 나는 택시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았다. 계단을 도로 올라와 들어가 어지러워진 시트를 정리하고 다시 깔았다. 베개 하나에 검고 긴 머리카락이 있었다. 위 속에 무거운 납이 든 기분이 들었다.
프랑스 사람은 이런 느낌을 한마디로 표현한다. 그 망할 인간들은 어떤 일에도 적당한 표현을 만들고, 그 말은 항상 옳다.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은 조금씩 죽어 가는 것이다.
[기나긴 이별]에 나오는 글귀며, 아내가 중병을 앓는 동안 쓴 작품입니다.
아내가 죽어가는 동안 작가인 챈들러는 괴로워했고, 아내가 죽자 그도 알콜 중독, 자살 시도를 거듭했고 머지않아 죽었습니다.
#6
이 외에도 꽤나 흥겨운 일이 많았습니다.
새로운 술도 많이 먹고, 홈바(bar)를 차려서 칵테일을 1일에 1잔씩 먹다가 이젠 관두고, 원룸에도 처음 살아보고, 한 방에 있는 냉장고 소리가 신경에 거슬리고. 그리고 챈들러 소설을 거듭해서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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