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적인영화이야기#3_한강에게 취향 조회수 35 2019-04-10 00:53:29 |
원래 근황에 대해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오늘 몸도 좀 안좋고 약간 센치하고 울적한데 또 우울한 글을 쓰고 싶은 날은 아닌데, 또 에이앱에 한달에 한번쯤 글을 올리기로 개인적으로 약속을 한지라 오늘 본 짧막한 영화감상문으로 대체해야겠다. 이상하게 똑같이 울적해도 울적한 글을 쓰고 싶은 날이 있고, 아닌 날이 있다. 신기하단말이지.
한강에게/박근영감독

슬픈 무기/박시하 "(...) 가끔 지기 위해 싸우는 싸움도 있다.
그것에 가격을 매길 수는 없다. 하지만 그것은 진열대에서 빛난다. 팔 수 없는 상품. 싸울 수 없는 무기.
차마 말로는 할 수 없는 그 모습은 사람이 행복할 때 짓는 웃음과 그 웃음이 누군가의 뇌리에 각인되는 순간처럼 반짝 빛이 난다.
당신은 오늘도 오지 않겠지만. (...) " . 영화 속에서 실제 박시하시인이 낭독하는 시 '슬픈 무기'에 나오는 문구 "가끔은 지기 위해 싸우는 싸움도 있다."라는 말이 내내 마음에 박혔다. 이별이든, 죽음이든, 실패든, 우리에게 닥친 상처와의 싸움이 바로 지기 위해 싸우는 싸움이지 않을까. 일상에 치여 살아도, 침대 속으로 도피를 해도, 친구와 술을 마셔도, 잠시 낯선 이성에게 기대보아도, 혼자 회상을 해보아도, 우리는 그 싸움에서 내내 지기를 반복한다. 가끔은 지기 위해 싸우는 싸움도 있다. 그 패배가 차곡차곡 쌓이면 언젠가 그 것을 직면할 수 있는 날이 오고, 이따금씩 웃으며 바라볼 수 있는 때가 온다. 악착같이 이기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잘 패배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 근래 본 작품중에 가장 연기하지 않는 톤으로 연기를 하는 작품이었다. 극 중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실제 배우의 이름과 동일하고, 주변소음을 그대로 넣고, 실제 배우의 연극장면을 사용하는 등 자연스러움을 위한 감독과 배우의 노력이 느껴졌다. 참 엔딩에 등장하는 시 '한강에게' 도 박근영감독과 박진아배우가 직접 썼다고 한다. . 다만 이 영화가 시의 형식을 닮았다는 건 잘 모르겠다. 과거의 회상과 현재사이의 공백이 있다고해서 시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