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19 형설지공 조회수 38 2019-04-20 00:14:27 |
오늘은 수업이 한 개밖에 없는 날이지만, 병원도 들려야 하고 학습 코치님도 만나야 하는 날이다. 어제 운동을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아침에 몸이 엄청 뻐근했다. 며칠 전 부었던 목도 심하게 아팠다. 나는 꼼짝도 못 하고 3시간을 매트리스에서 누워있었다. 몸이 힘드니 정신도 피곤하고 힘들었다. 어제 밤샘을 못 한 것에 대한 자책감도 밀려오고, 그에 따른 낮은 시험 성적에 대한 불안감도 밀려왔다. 얼마나 울고 싶던지….
11시에 코치님과 뵙기로 약속되어 있어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갈 채비를 했다. 평소보다 시간이 더 걸렸다. 허겁지겁 마무리하고 겨우 정시에 도착했다. 내가 참여하고 있는 학습 코칭 프로그램에서는 1:1 대면 코칭을 3회만 요구하는데, 나는 변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해서 매주 코칭을 신청해서 받는다. 주로 한 주 동안 잘한 점은 무엇이고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 같이 얘기 나눈다. 문답 형식으로 대화를 이끌어 주시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어제를 포함하여, 한 주 동안은 정말 제대로 한 것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의외로 잘한 것이 있었다. 일기 꾸준히 쓴 것과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자세, 그리고 우울감이 너무 심해 괴로워하는 익명의 사람에게 장문의 쪽지로 도움을 준 점. 그래도 나라는 사람이 썩 괜찮은 사람임을 상기시켜주셨다. 피드백 한두 번 받았다고 해서 극적으로 변하지는 않겠지만,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하다 보면 변하지 않을까 싶다. 그 외에 몰입했던 경험과 공부 단위 쪼개는 것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30분 공부한 후 5분 휴식을 취하는 것을 기본 단위로 잡았다. 집중이 길게 이어질 경우, 최대 2시간까지만 허용하고 그 이후로는 반드시 휴식을 취하기로 서로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코치님께 꽤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첫 시험까지 3일 남았는데, 이 3일을 나를 초월하는 시간으로 생각해볼래요.“
말하고 괜히 말했나 싶었다. 돌아보니 좀 부담이 되긴 하다. 어쨌거나 3일간은 죽기살기로 최선을 다하자.
코칭이 끝나고 병원으로 갔다. 이틀 전에 12시 30분에 예약을 잡았다. 병원까지 전철을 두 번 갈아타는데, 나는 금방 갈 줄 알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시간이 빠듯했다. 다행히 12시 50분에 도착해서 점심시간 전에는 진료를 볼 수 있었다. 커뮤니티 사람들과 대화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멜라토닌 처방, 안정제와 수면유도제 줄이는 것에 대해 말씀드렸다. 특히 수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진료 중 내가 약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시길래 당황했다;;; 호기심이 생기면 깊게 알아보는 습성이 있다. 커뮤니티도 그렇게 해서 알게 되었다. 무슨 의도로 그런 말씀을 하신 걸까? 어설프게 아는 것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담당 선생님께서는 임상 경험이 풍부하시니까 선생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하자(물론 선생님도 인간이기에 100% 정확할 수는 없다).
감정 기복과 우울감이 심한 점을 포착하셔서 아침 약에 안정제를 빼고 콘서타 용량도 낮췄다. 그리고 자기 전 약에 데파코트하고 알프람이 추가로 처방되었다. 아토목세틴과 병행하는 것은 어떻냐고 여쭤보니 집중력 문제가 본인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으로 판단이 되기 때문에 추후에 고려해보자고 말씀하셨다. 약 먹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게 약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인지 정확하게 가려낼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 점에 대해서도 기록을 해두어야겠다.
15시 교양 수업을 듣는 도중에 식은땀이 너무 많이 나고 몸이 으슬으슬함을 느꼈다. 중간에 나오고 싶었지만, 맨 앞자리에서 수업 들어서 교수님이 나를 알고 있으시다. 아마 역사 좋아하는 공대생으로 알고 계신 듯하다(그런데 교수님은 내가 역사 과목을 3년간 공부하신 것을 모르신다ㅋㅋㅋㅋㅋ). 수업이 끝나고 바로 이비인후과로 달려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독감은 아니고 몸살하고 목감기가 심한 것 같다고 하셨다. 집에 돌아와서 약 먹고 그냥 뻗었다. 대략 3시간 자려고 누웠다. 그런데 깊게 잠들지는 못했고 뒤척이다가 끝났다. 오후 8시부터 밥 먹고 공부 중이다.
저번에 주문했던 핏빗 Inspire HR이 도착했다! 생각보다 작고 착용감도 괜찮다. 그런데 이놈 생각보다 제법이다. 나는 수면 측정하려고 샀는데, 부가 기능 중 알람 기능이 있었다. 알람을 팔뚝에 진동을 울려줘서 알려주는데 독서실에서 사용해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핏빗으로 타이머 맞춰서 30분 공부, 5분 휴식 패턴을 시도하고 있는데, 집중 잘 된다. 아... 좀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아무튼, 최대한 오늘 달려보고 내일도 달린다. 포기하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