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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5. 03
Level 4   조회수 38
2019-05-03 13:00:21
#1. 나는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다. 대신 내 바깥에서 객관적인 척 하면서 나를 바라보는 나 자신의 시선을 신경쓴다.

남의 시선에 신경쓰지 말라는 말은 곧 나 자신으로부터 나온 기준이 아닌 것에 나를 맞추지 말라는 이야기이다.

내 바깥에서 바라보는 척 하면서 나를 보는 나 자신의 눈 역시 타율적인 기준을 내게 강요한다.

습관적인 자학. 때로는 이런 것이 필요했다.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2. 평소에 페니드가 도움이 된다면, 이럴 때는 다시, 다아제팜이 도움이 된다.

약 자체로 보면 공부에 방해가 되지만, 공부에 방해가 될 정도로 기분 조절이 안 되는 상태에서는 이 약을 쓴다.

즉 아주 심각한 상황에만 나는 이 약을 써 왔다.

때문에 단 한 주 처방받은 약이 아직도 90%이상 남아있다.

다아제팜과 함께 명상을 하면 명상의 과정이 보다 수월해진 느낌을 받는다.

 

#3. 다른 많은 집들에 비하면 우리 집은 단단히 얽히고설킨 칡덩굴마냥 안정적이다.

하지만 요즘 아버지의 화가 늘었고, 불쑥 한 마디 한 다음에는 스스로 더 아파하시지만,

거기에 맞서 화내지 않고 참고 넘어가는 나 자신도 소모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 모든 갱년기의 화들이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아버지가 나보다 훨씬 노력해서 그것을 다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때때로, 힘들고 버거울 때는

집이 엉망진창이며 아무것도 제대로 되는 일은 없을 거라는 나쁜 확신에 빠지곤 한다.

1차적으로 나에게서 튀어나오는 화를 막아냈다면, 2차적으로는 이런 잡생각들을 다스려야 한다.

나 자신이 이런 생각들에 빠진  적은 많지 않다.

하지만, 결국 모든 것들에 대해서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단단히 믿고 그것이 참이라고 간주해버린 내 친구들의 자기실현식 실패를 나는 봐 왔으니까,

이제 나는 내가 그들을 보고 지지해 온 보상을 받는 것이다. 나 자신의 경우에 응용함으로써.

나에게 한 마디 하겠다.

 

이것은 너의, 판단이 아니라 감정이다.

 

#3. 약을 쓰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내 모습을 누군가가 보면 참 나약하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나의 역량과 그릇을 다스리고 있음을.

아버지는 나아지실 것이고 나는 합격할 것이고

무엇보다 나는 나를 보다 잘 통제하게 될 것이다.

 

강제적인 금제로써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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