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하다 든 생각 성실 조회수 36 2019-06-14 19:06:18 |
나에게는 궤도가 없었다. 애초에 나는 궤도같은 걸 돌아 본 적이 없다. 가장 궤도를 돈 것과 비슷한 상황은 정말 우울했을 때이다. 우울의 악순환 고리를 돌고 있을때는 '아 또구나~~ 또 이 지경이 됐군~~' 하는 상황이 많았다. 고리 안에서는 다음을 예측하려 하지 않아도 예측이 되었고, 그 끔찍한 상태가 반복되었다
살아가는 것은 궤도를 돈다기 보다는 어딘가 아주 멀리있는 목적지를 향해 혼자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 같다. 타고난 감정 기복과 충동성은 모래바람이나... 미세먼지나... 심할때는 미친것 같은 폭풍우나... 예쁜 구름이나... 그런 느낌으로 내가 걷는 길을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폭풍우가 한번 휩쓸고 지나가면 내가 어디로 가고있었는지 방향감각을 잃어버린다. 이 길은 아주 변화무쌍한 기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단한 마음의 나침반이 필요한데, 안타깝게도 타고난 나침반이 그렇게 쓸만하지 않은것이다.
나와 맛탱이가 가버린 나의 나침반...
내가 걷는 길은 그냥 그런 길이고 나침반은 그냥 그런 나침반이고 어쨌든 나는 그 길을 완주한다.
그래도 요새는 나침반이랑 아주 조금...친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평온하게 쓰담쓰담 해주면 일을 잘 하는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