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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황
Level 2   조회수 35
2019-07-13 02:05:17
지난 주에 나온 성적을 오늘 확인 했다. 15학점중 3개가 F다. 예상한 결과다 출석을 안했으니...

당연히 국장은 안나올 테고 학자금 대출도 특별추천서 받아 겨우 가능할것 같다. 집에서는 당연히 국장 나올 줄 알텐데... 거짓말을 해야겠다...내가 한 행동의 결과이니 당연히 받아 들여야 하는데 난 쿨하지 못하다.

국가에서 하는 클라우드서비스개발 교육을 집중해서 듣기로 하고 다음 마지막 학기는 휴학 하기로 허락을 받았다. 그런데 나는 클라우드 수업도 잘 나가지 않는다. 이것도 앞으로 남은 수업을 생각하니 출석이 간당간당 하다. 수업을 안가니 밖에도 안나가고 밖으로 안나가니 약도 안먹게 됐다. 약먹기 전 무기력한 모습으로 돌아와 집에 박혀서 씻지도 않고 청소도 안하고 공부도 안하고 넷플릭스만 봤다. 다른 사람들과 연락하는것도 귀찮아 쌓인 카톡이 900개가 넘어 갔다.

엄마가 전화로 공부 열심히 해라, 공부는 할만 하나 하고 물어볼때마다 나는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을 싫어하는데 요즘에 자꾸 거짓말이 하나 둘 씩 늘어간다. 거짓말이 쌓일 수록 내 마음속에 무거운 돌덩이가 얹어진다. 가슴이 답답하다

남들은 하기 싫어도 꾹 참고 잘 만 하는데 나는 하기싫으면 포기해 버리고 무엇하나 제대로된 결과물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이렇게 한심한데 우리 가족이 알면 얼마나 한심하고 실망이 클지...

나도 잘 해내고 싶다. 떳떳하게 나 이런 사람이다 하고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그런데 자꾸만 나태하고 무기력해진다. 하지도 않으면서 잘 될 결과만 상상한다. 이런 내가 싫다

그런데 막상 뭘 해야 할지 몰라 버겁다 이것도 해야되고 저것도 해야되고 마음만 급해진다. 이것저것 하다가 전부다 실패한다. 실패할때마다 내가 멍청하다는게 증명되는것 같아서 자꾸만 회피하게 된다

드라마보고 영화보고... 그건 마치 마약 같다. 볼때는 다른생각 없이 내용보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근데 남는게 없다. 보고 나면 남는것도 없는데 시간만 헛보냈다는 생각에 자책한다. 그런데 또 복잡하고 괴로운 생각하기 싫으니까 드라마로 회피한다. 그 순간은 즐거우니까...

이력서에 채워넣을 자격증이라는 결과물을 차곡차곡 쌓아서 또 취직이라는 새로운 결과물을 낳고 취직하고 나서도 계속 뭔가를 이루어 내야 한다는게 너무 버겁게만 느껴진다.

내가 가끔 이런 고민을 누군가에게 얘기하면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마' 라고 대답해 준다. 그런데 나는 여유가 없다. 우리집은 돈이 없다. 빨리 취직해서 제대로된 직장을 잡고 집에서 완전 독립 하고싶다. 그리고 집에서 받은것들을 빨리 갚고 싶다.

우리집에 돈이 많아서 미래 걱정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미래가 없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이루어질리 없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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