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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로서 느끼는 회사생활의 한계

일반인도 힘들다는게 회사생활이죠.

그러나, ADHD에게는 더 힘들겁니다.

 

저는 ADHD약을 많이 복용해봤지만 맞지가 않아 치료를 하지 않고있습니다.

대체치료를 많이 찾아 헤맸지만, 오랫동안 치료법을 찾아 헤맨거에 비해 큰 차도가 보이지 않아 그저 마음을 편하게 먹는거에만 신경쓰고 있습니다.

저는 직장생활을 한지 약 4년이 다되어갑니다.

제가 ADHD로서 주로 느끼는 회사생활의 한계를 써보려고 합니다.

 

  1. 어두운 말귀와 상당히 저조한 청각주의력

 

회사는 상명하복의 구조로 지시와 요구가 많습니다. 그리고, 거래업체 또는 타부서와 협업을 하게됩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들리는 말을 잘 들어야 합니다.

특히나, 주변이 시끄러운 경우 더욱 취약한 상황이 됩니다.

어두운 말귀와 저조한 청각주의력에서도 아래와 같은 세부 증상들이 있습니다.

1) 해당 단어를 들을 때 비슷한 발음의 단어로 알아들은 것

2) 단어 자체가 웅웅거리며 들리거나, 들리긴 하나 #$@#처럼 들리는 것

3) 잘 듣긴 들었으나 내용이 길어서 앞 부분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 것

4) 잘 듣긴 들었으나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것

-> 이것은 분명히 잘 들었는데 말로 설명할 수 없을만큼 그냥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5)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으나 3초 뒤에 저절로 알아듣게 되는 것

-> 이것 또한 미스터리입니다. 당장에 못 알아들었는데 몇초가 지나면 이해가 됩니다. 주변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고, 아무 이유없이 못 알아들었다가 몇초가 지나면 저절로 이해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1. 자신의 의견을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것

회사에서는 보고가 필수입니다. 문제가 생겨도 보고해야하고, 문제가 없이 일을 처리하더라도 특이사항이 있다면 보고해야합니다. 회의 또는 교육을 받고와서도 정리하여 보고해야 합니다.

보고가 아니더라도 사람들과 말을 하려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잘 해야합니다. 친구끼리 하는 대화가 아닌 직장상사 또는 직장선배와 대화하는 것은 분명 격식을 갖춰야 하고, 조리있게 말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것 중에도 아래와 같은 세부 증상들이 있습니다.

1) 말을 하다가 말하려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어…그러니까..’ 이렇게 뜸들이게 된다.

-> 이러한 문제로 지적을 많이 받았습니다.

2) 두괄식 표현이 힘들어 하고자하는 말을 전체적으로 정리하여 조리있게 말하기 힘들다.

-> 결론이 먼저 나오는게 좋으나, 결론은 한참 주저리하다가 끝에 나옵니다. 업무대화가 아닌 경우는 그래도 괜찮으나 보고 또는 업무대화의 경우 상대방을 짜증나게 합니다.

3) 말을 장황하게 하다가 내가 처음에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잊거나 무엇을 말하고있었는지를 잊어버린다.

-> 말을 하고있어도 당장에 뒤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급박하게 생각하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머리 속의 화이트보드가 작기 때문에 다음에 할 말을 많이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는 표현을 쓰고싶습니다.

 

  1. 눈치가 없고, 시야가 좁은 것

 

눈치가 없고, 시야가 좁기 때문에 상황판단이 느리고 잘 안됩니다.

세부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시야가 좁아 의사결정을 할 때 뒤의 일을 잘 내다보지 못해 잘못된 판단을 하게됩니다.

2) 시야가 좁아 업무계획을 세울 때 어려움을 겪습니다.

3) 눈치가 없어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과 말을 하여 미움을 받습니다.

 

  1. 부족한 공감능력, 부족한 사회적응력

성향과 취향이 잘 맞거나 공통사가 잘 맞는 사람하고만 친하게 지냅니다.

두루두루 잘 지낼 줄을 모르고 안맞는 사람하고 대화를 원활하게 할 줄 모릅니다.

 

 

저 자신의 성향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ADHD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부분이 많이 겹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직장생활 하시는 모든 ADHD분들… 꺾이지 않는 고군분투를 응원합니다.

“ADHD로서 느끼는 회사생활의 한계”의 20개의 댓글

  1. 진짜 하나도 빠짐없이 소인도 전부다 해당하오… 안들리오… 전화업무가 가장 힘드오.. 메모를 빠르게 해도 그거 읽어주는 전달도 못하오..

    1. 그렇소… 우리는… 틀렸….이 아니라 그래도 살아가려고 발버둥 쳐야하오!

    1. 대다수가 공감하지 않을까 합니다…증상들만 열거했을 뿐 해결책은 제시하지 못했네요…

      해결책은 저 또한 없으므로…

  2. 아으… 옆에 헤헤님 글 댓글달면서 눈물안나게 이악물었는데………너무 고통스러워요 ㅋㅋㅋ 알바만 하는데도…

  3.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업무 자체보다… 회사라는 곳의 분위기와 방식이 저를 더 몰아세우는 게 아닐까… 다소 장난스러운 분위기라면 오히려 나한테는 효율이 더 오를 텐데… ㅋㅋㅋ 하지만 뭐 회사가 장난도 아니고.
    청소부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평생을 사는 것이 더 나을까 싶기도 하고… 산으로 그냥 들어가버리고 싶기도 하고… 글을 잘 쓴다면 혼자서 소설이나 쓰고 살텐데 싶기도 하고… 근데 뭐 일단은 … 일단은 지금 하는 시도가 끝나고 나서, 진중하게 평가해보고 나서 시도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스스로를 달랩니다… 하…ㅋㅋㅋ

    1. 청소알바도 쉬운 일은 아니오. 피씨방 알바도 마찬가지. 이 글을 보시는 성인adhd분 중 그 일로 생계유지하는, 혹은 그 일도 버거워 해고당하는 분이 없다는 보장이 없소…,

    2. 소인 며칠 전에 갑자기 난 생각이 편의점 창업이오.

      소인은 편의점, 마트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며 칭찬을 받았소.

      알바를 평생 하며 살 수는 없으니 돈을 열심히 모은 후에 편의점 창업을 할까 하다 그마저도 그만두었소.

      사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오…

  4. 저와 증상이 너무 똑같아서 놀랐습니다. 이런 저런 정보를 찾아보면서 제가 ADHD 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는데요 현재 30대중반인데 여지껏 이렇게 살아온게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 같았습니다.
    이제는 좀 더 나은 제 자신을 만나보고 싶은데 하루 빨리 치료를 하여 맑은 하늘을 보고 싶네요
    저 말고도 고통 받는 모든 분들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5. ADHD에 관해 알아보다가 너무 공감이 돼서 처음으로 댓글달아봅니다. 글 쓰신 내용 전부 해당되면 거의 틀림없이 ADHD인걸까요?

  6. 글에 공감 하다못해, 존재에 감사드립니다!! (T^T)
    위의 증상들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지도 못하고 30여년을 살아왔는데, 직장생활 몇년 겪어보니 내가 확실히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겠더라고요! 저는 심지어 회사 대표님이 저한테 직접적으로 지시하신 사항도, 다 듣고나서 머라고 하셨는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한 적도 있답니다!;; 게다가 전에 분명 더블체크 한 문서 내용 임에도 불구하고, 시간 지나서 재확인 해보면, 전에 먼가 홀려 저렇게 엉망으로 체크했나 싶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았구요!
    SOMANG님 덕분에 혼자가 아님을 느끼고 갑니다! 이렇게 남들보다 불리한 환경에서 고군분투 하다보면,, 언젠가 대기만성형이 되는 날이 있지는 않을까..라며 희망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ㅎ

    1. 분명 다들었는데도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는건 정말 미스터리죠…

      에이디는 에이디 탓을 해도 됩니다.
      자신의 성격, 성향, 게을러서 그린게 아닌 에이디이기 때문에 실수하는겁니다.

  7. 1 2 3 4 전부 해당되네요…
    지금 직장은 그냥저냥 지켜본 바로 @만 세명정도 있는데,
    다 이해받으면서 일하고 있어요. 물론 @라고 커밍아웃은 안했지만 성향이 전부 1 2 3 4에 해당되는 경우라서요.
    @간호사는 매일 틀리지만 그냥 꾸중 듣고 말고요, 저도 매일 욕먹짐나 그냥 그러려니 하고요. 그런데도 4년 5년씩 일하는 것 보면, @임에도 오래일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다른 사람의 말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남의 평가에 관심을 꺼버리고 산다인듯 싶네요. 저도 5년째 일하고 도중에 결혼까지 한것 보면 엉덩이 무겁게 계속 일하고 일을 많이 맡지 않으려고 노력한것이 비결인듯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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