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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3. 14 셸던께서 별빛으로 속삭이셨다.

#1.

어제 꿈이 엉망진창이었다. 세상에 달의 세계로 통하는 문이 열려서, 왠지 몰라도 내가 거기 사절로 가는 꿈이었다.
“하지만 저 공시 쳐야 하는데요…”라고 했더니, 배가 뚱뚱한 그쪽 외교관이 편의를 봐주었다.
“달 궤도에 지구인이 쓸 수 있는 건물이 습니다! 거기서 일단 시험을 봅시다!”
읭…뭐 지금…? 하여튼 그래서 시험을 보는데 그 건물로부터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이는 지구가 너무 아름다우면서도 호러틱해서, 시험을 잘 칠 수가 없었다.
좌절하고 분노한 나머지 뛰어내리자 외교관이 따라 내려와서는 이렇게 말했다.
“오 이런, 자살을 저지르셨군요. 이제 당신은 가족을 만날 수가 없습니다. 이제 영원히 달에서 사셔야 합니다. 가족들이랑 마지막 인사를 하세요.”

 

#2.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정말 내 정신세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꿈이었다.
어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찍어주는 실시간 지구를 봤고, 모의고사 성적이 잘 안 나왔고, 시밤바 자살할꺼야!!! 하고 담배를 두 개비나 피웠다.
허허허…. 근데 꿈보다 중요한 사실은 눈을 떴을 때 시침이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는 것.

 

#3.

그런데 참 머리가 너무 맑았다. 늦잠을 자서? 아니면 꿈에서 본 문 크리스탈 파워 메이크업의 힘이야?
어젯밤에 다아제팜과 멜라토닌을 같이 먹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훌륭한 수면 효과! 과도한!)
독서실까지 걸어가는데 셸던(빅뱅이론)이 머릿속에서 자꾸 주절거렸다.

“계획이란 건 정말 중요하지. 시침마다 해야 하는 일을 정해놓을 수도 있겠지만,
하등한 너한테는 차라리 일의 순서를 정해놓고 ‘순서’를 지키는 연습을 하는 게 낫겠다.
비하하는 게 아니고, 적합한 걸 제시할 뿐이니까 화내지는 말고, 그게 구분이 간다면 너더러 열등하다는 소리는 하지 않겠지만.”

주절거리는 소리는 참 뭔가 시끄러우면서도, 결국 내가 하는 소리라는 게 너무 신기했다. 왜냐면 전부 영어로 말하고 있었거든.

이상한 느낌은 모의고사를 푸는데도 계속되었다.

“이것 봐 넌 지금 3번이라는 매력적인 선택지에 끌렸지만, 잘 보라고 당장 눈에 띄는 단어를 놓고 틀린 것처럼 하는 거야.
나라면 차라리 이 구절을 이렇게 말하겠다.”

늦잠도 잤고 될 대로 되라 싶어서 모의고사를 대충 풀고 매겼는데 세상에 올백이 나왔다.

#4.

영어 실력 향상에 미드가 도움이 됩니다.
adhd의 뇌는 때론 아주 시끄럽습니다.

 

음… 이번에는 파워에이드가 땡기는군….

 

P.S. ,가끔 이런 장면도 포착된다.

“2019. 03. 14 셸던께서 별빛으로 속삭이셨다.”의 4개의 댓글

  1. 머릿속에서 셸든이 한자어 해석까지 해주는 걸 보면 이건 셸든이 아니고 내 superior self인 것 같다.

    1. 데스크탑 하나 사서 프로젝터 연결해놓고 큰화면으로 상시 틀어놓고 싶어요… 거의 두달동안 배경화면이 바뀌지 않았는데(렘브란트의, 수도복을 입은 티투스) 어제 일출 보고 바로 바꿔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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