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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02. 26

#1.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떨어진다면, 떨어진 나는 지금 내가 짬날 때 써 놓는 글들을 다 지우고 싶어 할 텐데,
그렇더라도 지금 쓰는 걸 그만들 필요는 없다고.

오랜만에 예전에 다 풀지 않고 남겨놓았던 문제지를 풀어보았다. 요즘 푸는 문제지(다소 불만가득)랑은 느낌이 달랐다.
문제를 만든 사람의 결이 문제의 면면이 느껴졌다.
한 사람이 만든 것도 아닐 텐데 매 회차마다 이런 일관적인 ‘느낌’ 을 주는 것은 그들 나름대로의 틀이 있기 때문이겠지.
솔직히 말하면, 실제 시험은 이보다 더 중구난방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한 팀의 느낌에 너무 익숙해지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그러니 다소 문제가 더럽고 짜증나더라도 요즘 푸는 문제지도 다 풀어야지.

 

#2. 시간을 정해서 풀었다. 많이들 실제시험보다 15~20점씩 떨어진다고 하는 문제지들인데 꽤 안정적인 점수가 나왔다.
좋아하려다가 다시 생각했다. 좋아할 일이 아니었다.
애초에 나는 시험의 난이에 있는 그대로의 영향을 안 받는 사람이고, 이건 실제 시험도 아니니까.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가슴속의 지니가 말했다.

아니 기분 좋으면 좋은 거지 왜 태클이세요? 하루에 마음 편한 시점이 얼마나 된다고 찬물 끼얹고 XX이세요…?

세상에. 니 말이 맞다. 미안하다 나새끼여.

 

#3. 문제지 앞 회차들을 보는데 한숨이 나왔다. 뭐 이렇게 쉬운 걸 틀렸나 싶었다.
…그래, 과거의 모든 나는 지금의 나로 향하는 과정이겠지.
그렇더라도 지금은 이미 아는 틀린 문제들 정도는 내리는 비를 지워도 되지 않을까.
지우개를 찾다가 그만두었다.
어차피 닌겐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또 틀릴 텐데, 지워서 기분이 좀 편해진다면 그것도 참 우스운 일이었다.

 

잠시 엎어져 있다가 풀이 들어야지…ㅋ

오늘은 중간에 한 번 집에 돌아가서 샤워를 하고 왔더니, 힘은 없어도 기분은 많이 낫다.

“2019. 02. 26”의 6개의 댓글

  1. 문제의 결까지 느껴지실정도라니 얼마나 많고 깊게 문제들을 풀었는지 감도 안잡히네요
    에이앱의 글들을 지울일은 없을거에요!

    1. 감사합니다 ㅋㅋㅋㅋ 예전에 쓴 다른 글들도 오그라들어서 읽지는 못하지만 ㅋㅋ 지우지 않는 걸 취지로 하고 있어요…

    1.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훨씬 합격에 도움이 되는데! 왜 자꾸 스스로 약해지는지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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