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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일기



제목어제부터 약을 복용했습니다2019-11-03 09:57
작성자 Level 1
안녕하세요
대구에서 거의 평생을 살다가 지난달 울산으로 오게되었습니다
고1때 그니까 한 20년 전이죠 집중력 문제로 파티마 병원을 갔었던 경험이 있는데 어린나이에 정신과를 다닌다하면 친구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한번 가고 말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약을 계속 먹으면서 상담을 지속했었어야 했는데 약을 먹어도 확연히 달라지는게 없으니 한번가고 말았던것 같기도 합니다 메틸페니데이트가 아닌 다른 약을 받았을수도 있었겠죠 ㅎㅎ)
암튼 당시에 집중력 저하로 인해 의사분과 상담을 해도 ADHD라는 병명이 없었던 건지 그런 얘긴 못들은것 같은데 그걸 알았더라면 더욱 적극적으로 치료를 했었을텐데 그러지 못하고 세월만 흘러버렸습니다
작년쯤에서야 ADHD를 의심했고 병원을 가야할까 딱히 남한테 피해를 주진 않으니 그냥 지내지 뭐 그러기를 반복하다가
근래들어 유독 많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성인ADHD 짤들을 보면서 내가 정말 ADHD인가? 당장이라도 가볼까?
동네 병원이 잘 진찰할 수 있을까?
큰병원을 가야하나?
그러기를 또다시 몇달간 반복
정말 ADHD 이놈은 이 빌어먹을 망설임 때문에 정상인이 1일이면 해결할 것을 10일이상을 그냥 버리는 느낌입니다
그니까 ADHD환자는 남들처럼 365일이 아니라 1년이 100일인거죠;;;
그러면 잠을 줄이던가 시간배분이라도 잘해서 버리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하는데 그걸 못하는 병이 ADHD이다 보니 악순환이 되면서 세월아 네월아 시간만 흘러갑니다
이번에 울산에 오게 된것은 제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이거 망하면 그냥 완전 폭삭 망하는것이기도 하고 성공시키면 바로 수직상승이라 저에겐 인생일대 최대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또다시 시간만 질질 끌다가는 처자식까지 굶길 것 같아 엇그제 동네 정신과의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전에 저의 증상이 어땠냐면....
언제나 무슨일에서도 망설이기만하다 결국은 말도 잘 못해서 항상 장문의 글로 생각을 정리해야만했던 모습들
생각을 정리해서 말을 못하니 1부터 10의 할얘기가 있다면 5,6,7,8은 그냥 얘기를 안해버리다가 나중에서야 아 얘기를 안했구나 그럽니다 그래서 전화로나 말하기를 두려워하면서 늘 문자나 톡으로 소통을 하거나 대면을 할때도 눈을 못보는 습관등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사람 눈을 안보니 자신감이 떨어져 보이는거죠)
집에 들어오면 허물벗듯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옷가지들 넌 그거부터 뜯어고쳐야한다며 평생을 아들에게 윽박지르기만했던 아버지
학창시절에도 항상 준비물을 안가져와서 교문밖에서 준비물을 건내주시던 어머니
운전중에도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습관
과하다시피 찍혀서 날아오는 과속카메라
회사에서도 언제나 정리가 안되니 정리는 항상 직원들의 몫(사장님은 왜그렇게 깜빡깜빡하세요????응 님아??)
금붕어도 아니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과한 건망증
언제나 데드라인에 임박하여 제출하는 과제들
(솔직히 데드라인이라도 지키면 다행인데 대부분 그냥 넘깁니다-,.-)
잘 관리되지 못하는 돈
몇번씩이나 잃어버리고 파출소에서 되찾는 지갑
잊어버린 물건(차키,지갑,노트북,휴대폰 등등)들을 다시 찾으러 집으로 되돌아가는 출근길
운전중에 운전에 집중을 못하니 접촉사고도 빈번
(와이프는 제차타고 사고가 몇번 있어놔서 그런지 제차타기를 무서워합니다 ㅎㅎ)
그래서 차를 살때 가장 먼저보는게 주행보조시스템입니다
이거 달린차 타고 다니고는 단한번의 사고도 없었습니다 ㅠㅠ
암튼 이 모든 증상이 바쁜 업무들로 생긴 부작용인줄로만 알았지 ADHD와 연관이 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암튼 모든 정황들이 ADHD라 다행스럽게도 콘서타정 18미리를 바로 처방해주시더군요
공부잘하는약이라길래 호기심에라도 궁금했고 ADHD라면 약기운이 있을때와 없을때 180도 달라진다길래 먹었습니다
약효는 1시간 뒤쯤부터 나오다가 12시간 가량 지속되는 약이라고 하더라구요
약먹고 맨먼저 달라진건 기분이 업돼서 보통 사무실에 가면 제 커피만 내리는데 직원마다 다 물어봅닏이사님 커피 드실래요 부장님 드실래요 과장님 드실래요? 커피내리는데만 1시간 집중 ㄷㄷ 그러고나더니만 지저분한 꼬라지를 견딜수가 없어져서 사무실 바닥에 붙은 껌자국을 떼고 있습니다
그다음은 전선정리 책상위어 너저분하게 있던 전선들을 케이블타이로 일일이 정리 다 하고 그마저도 보이지 않게 틈마다 우겨넣습니다 제걸 정리하고 나니 옆사람 책상이랑 맞은편 책상도 거슬려서 다 묶어버립니다
그러고는 책상에 앉았는데 어제까지 희뿌옇던 머리가 맑아져있었습니다 약을 먹고 나서야 어제까지가 비정상이었던걸 알았던거지 지금 이상태가 정상인줄 알았겠습니까 ㄷㄷ
암튼 대인 관계도 이상하게 계선이 되고 정리정돈도 강박증이 생긴것 마냥 하고 앉았고 첫날은 긴가민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오늘이 두번째날인데 오늘은 휴일이라 가족과 드라이브를 나갈것 같은데 장거리 운전시엔 어떻게 달라지나 봐야할것 같습니다

1.오늘 가장 안좋았던 일:
2.오늘 가장 좋았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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