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장르가 변할 때 있다. 보통은 모노드라마이던 삶에 누군가가 등장하여 로맨틱 코미디가 되다가 이별 얘기로 스토리가 빠지던데, 간혹 새로운 주연이 핑크빛 대신 어둠을 몰고 극에 참여해 스릴러가 되기도 한다. 아니면 말 그대로 noir, 느와르가 되거나.
인생이 아무리 지루하다 한들 삶에 피가 튀기길 바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차마 없다고는 못 하겠다. 몇몇 원하는 사람을 보기도 해서.) 나 또한 그나마 괜찮은 죽음이 심쿵사나 심심해 죽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이기에, 맨날 심심해 죽겠다고 노래를 부를지언정 심심하지 않게 내 옆에 시체가 나타나거나 누군가 눈앞에서 쓰러지는 코난스러운 인생을 바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오늘, 내 하루는 완벽한 미스터리·스릴러 영화의 도입부였다. @앱 톡방에 이 얘기를 했는데, 톡방 사람들이 나를 거짓말쟁이로 여기진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의문만 가득한 하루였다. 어떤 일이었는지는 여백이 부족하여 적지 않도록 하겠다.
중요한 건, 덕분에 글을 쓰게 됐다. 한동안 소설가의 꿈을 갖고 살았는데 어느 순간 그걸 잃어버렸다. 되찾기엔 남은 열정이 없었고, 열정을 가득 채워 준비했더니 시간이 없었다. 근데 ‘마침’ 지금은 일을 그만 두어 시간도 부족하지 않고, 열정도 부족하지 않은데 ‘마침’ 오늘 완벽한 스릴러 소설의 도입부가 내 삶에 떨어졌다. 초반부 스토리 짜는 게 가장 어려운데, 이미 짜져있으니까, 이건 기회야..! 독자들한테, 깊은 인상을 남겨주는 거야..! 넌 할 수 있어!
글쎄. 뭐든 되겠지. 이 찝찝함을 잊으려고 두드리기 시작한 자판인데, 어쩌다보니 오랜만에 세 시까지 자판을 두드리게 되어 더욱 설렌다. 물론 본투비 @답게 이 일을 끝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래도 살면서 단편 하나는 완벽히 끝내고 싶다. 기왕이면, 죽기 직전이 아닌 지금.
오늘 내 삶에 상영된 영화가 스릴러니까, 내일은 행복한 이야기가 상영되지 않을까? 그래야 관객도 많이 오지. 같은 장르 두 번 보면 지루해지잖아.
서로 평화의 인사를 나누십시오. 평화를 빕니다. 진심으로. 행복도 같이.
ㅋㅋㅋㅋ 쓰신 소설 기대되네요
ㅋㅋㅋㅋㅋㅋ 어제 한동안 불안하다가, 이걸 글로 남겨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 불안함이 열정이 되더라고요.
기대도네요!! 좋은 대처방식입니다
평화를 빕니다~
저는 성당 다닐 때, 미사에서는 평화의 인사 나누는 시간이 가장 좋았어요 ㅋㅋ
소설 기대할게요
ㅋㅋㅋㅋㅋ 열심히 해보겠슴돠…!
오오 기대됩니다 ㅋ
그 일은 저도 참 미스터리하네요.
그 일을 바탕으로 아주 좋은 글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ㅋ
(내일은 행복한 영화가 상영될겁니다. 아니 앞으로도요.)
뭐… 뭐든 되겠죠? 그냥 궁금할 따름이에요 이젠. 불안하진 않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