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짜장면을 먹고 나서
기분이 좋지 않아 일찍자려고 수면제와 항우울제를 먹고 잤다.
여간해서 잘 꾸지 않는 꿈을 꾸었는데
그 내용이 불쾌하다.
과거의 사건이 재현되는 꿈이었다.
고등학교 때 나보다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으나
현역으로 내가 다니는 대학교에 일찍 입학한 친구가 있었는데
내가 삼수로 대학에 들어간 후에
술 진탕 먹고 네게
“너 까짓거 이제 별거 아니네. 고등학교 때까지는 네가 잘했을지 몰라도.”
지금껏 20대를 얼룩으로 가득채워오고 있는 와중에
그의 예언은 정말로 실현이 되었다.
난 아직도 헤매고 있는데 그 친구는 학과가 적성에 잘 맞았는지
자기 앞길을 잘 찾아서 가고 있다.
누군가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그보다 못한 사람이 바닥을 깔아줘야 하는데
그게 이 세상이 요구하는 내 역할인 듯 하다.
그 사람이 꿈 속에 나타나서
“넌 여태껏 뭘 하고 살았길래 아직까지도 대학을 다니냐? 학점도 형편 없네.”
라고 하더라.
마음 아픈 말이지만, 충격이 크지 않았다.
나로서도 달리 어찌할 수 있는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휴학 생각이 많이 난다.
휴학이 도피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다들 그런다.
그렇다고 이 상태에서 조급한 마음 못 버리고
학교를 다닌다고 하면 그 결과가 좋을까 싶기도 한다.
아무런 대책이 없으니 학교를 다닌다…
학교가 무슨 대책이기에 학교를 다니려는 것인지.
학교를 혼자다니는 입장에서 나 하나 없어진다고 눈에 띄지도 않을텐데 말이다.
복학한 인간들도 저들끼리 잘 어울려 지내는 것을 보면
이것도 재능의 영역일지도 모르겠다.
숙면, 늘 같은 기상 시간, 유산소 운동이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았지만
10년 넘게 공부를 하면서도
제대로 공부를 하는 법을 잃어버린 내 입장에서
끈기 있게 뭘 해낸다는 것은
0에 수렴한다.
죽음을 애써 외면해왔지만
가끔 문득문득 머릿속에 떠오르는데
오늘이 그 날인가 보다.
사람이 어떻게 빡세게만 살아요. 힘들면 종일 이불 속에 파묻혀있기도 하고, 공부하기 싫으면 게임도 몇 판 하고, 다이어트 하다가도 야식 땡기면 치맥 조지는 게 인생이죠. 우리의 모든 행동은 결국 자기 만족과 행복을 위해 하는 겁니다, 목적과 수단이 뒤바뀌면 안 돼요.
그리고, 형설 님은 백 세 시대에 겨우 20% 조금 넘게 살았어요. 게임 패치할 때 2x%면 아직 한참 남았다 여기잖아요. 인터넷 끊기면 99% 다운로드 완료했다 한들 영원히 게임 못 실행하는 것이고, 겨우 20% 조금 넘겼다 한들 인터넷 속도 빠르면 게임 실행되는 것, 금방이에요. 지금 늦었을 수도 있어요. 근데 지금 로딩 속도 느리다는 게, 내 게임이 남들보다 늦게 실행된다는 걸 의미하진 않아요. 사실 남들보다 몇 분 실행 늦게 된다고 게임 못 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요.
공감되는 글이네요……ㅠㅠ
휴학이 도피 수단이 되면 안 될 이유도 없고, 대책이 없기에 학교 다니는 게 비난받을 일도 아니에요. 지금 당장 내가 힘들면 도피라도 해야죠. 아파 죽을 것 같을 때 집에서 쉬는 건 도피가 아닌 휴식이에요. 열 39도인데 일 나가는 게 미련하게 자기 몸 혹사기키는 거지. 1~2년, 어쩌면 10년 이상, 늦으면 어때요. 지금 1년 빨리 졸업한다 한들 어차피 80살 넘으면 다같이 은퇴하여 노인정에서 5년 위아래로 야자 까고 있을텐데.
삶이 레이싱은 아니잖아요. 뉘브르링크 서킷마냥 레코드 라인이나 최적의 브레이크 타이밍 따위가 정해진 게 아니에요. 목적지가 어디냐에 따라 길은 달라져요. A를 향해 가다가 일이 생기면 목적지 취소를 해도 되고, B라는 경유지를 추가해도 상관 없어요.
오… 마음이 위로됩니다.
남들과 비교하다보면 불행해지기만 하는것 같아요..
정말 무례한 친구네요..
저도 같은 경험이 있지만 뭐라 쉬이 말씀드리기가 어려워 마음이 무겁습니다.
뒤로 갈수도 더 나아갈수도 없을 것 같던 터널에서 꾸역꾸역 버티고 일정에 떠밀려 가다보면 출구에 도달하긴 하더라구요.
부디 몸과 마음 잘 챙기시길 바라고, 휴학 한학기정도는 전혀 문제될것이 없어보여요.
아까 시험을 잘 못봐서 짜장면을 드신다고 했던걸 들었는데 눈물의 자장면을 드셨다는 문구가 가슴찡하게 눈에 들어오네요
그렇게 잠이드시고 꾸신 형설지공님의 꿈 내용은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을 비추고 있는것 같아요 현 시점에서는 말이에요 남 과 나를 비교하는것이 맞는 것일까요 서 있을 힘조차 없는 나에게 자신 마저 그렇게 가혹하다면 너무 서러울것 같아요
주제넘는 말일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자책보단 이해를 부탁드릴게요 열심히 해온나에게 삼수까지 해오며 참고 열심히 걸었던 나 자신에게 그래도 고생했다는 말을 건네주세요
이번에 치뤘던 결과가 안좋았어도 방향이 잡히지 않아 여전히 갈등의 기로에 서있어도 나와 평생 같이가는건 남이아닌 내 자신입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울고 털어내실 힘이 하루빨리 생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친구 분…
잘 치고 올라간건 많은 노력을 했겠지만 그걸 그렇게 형설님한테 그런 말을 한거는 참 그사람도 성장을 제대로 한 게 아니라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그날의 수모라고 할 수 도 있는 그 말은 절대 잊지 마세요.
수모 또는 비난, 충격을 받을 때는 넉다운이 되어 정신을 못 차릴 수도 있지만 도리어 그게 분노가 되어 자각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큰 수모와 충격을 받고나서 꽤 넉다운이 되어 정신을 못 차렸지만 이내 그걸 분노로 치환하여 성장과 발전으로 바꿨던거 같아요.
그날의 수모와 말은 꼭 기억해주시고 보란듯이 성공하고 발전하여 보여주시면 됩니다.
휴학 또한 좋기도 하지만 생각하셨던 숙면, 제 시간에 취침 기상, 운동으로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거라 생각합니다.
숙면이 말하기를, 숙면의 힘은 큽니다. 형설님의 숙면을 바라오며.
제가 읽었던 글 중에서..
자신이 잘 나갔을때 적었던 글을 어려운 시절에 다시 읽었는데…
넘 부끄럽더라고..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화끈했다고 하더라구요
친구분이 경솔하셨어요..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