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에 나온 ADHD를 가진 의사들이나 과학자, 작가들을 보고 부럽기만 하고 나아가 질투까지 한적이 있었다. 나도 이과 학문에 재능과 흥미를 가졌더라면, 창작에 재능과 흥미를 가졌더라면 인생이 행복해졌을까?하고 비교도 했다. 그게 부질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반복했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인문학을 좋아하기에 나와 같은 사람들도 필요한 의의를 찾으며 희망도 같이 찾아냈지만 그 희망이 사실 희망고문인지, 망상인지, 불건강한 합리화인지도 알 수가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무리 흥미와 재능이 있더라도 책을 쓰고, 어려운 이과 학문을 공부하고, 운동을 해내는 사람들이 계속 부러운건 어쩔 수 없는거 같다. 단지, 이제 모든 유형의 사람들이 세상에 필요하듯이 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을, 그 사람들조차도 분명 피나는 노력에 더해 주변환경과 사람들이 갖추어져있기에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도와주는 주변 사람도 거의 없고 좋지 않은 환경에서 버텨내는 내 스스로에게 합리화일지도 모르는 격려를 반복하며 아둥바둥 살아갈 뿐이다. | |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서 깨달은 것은 반드시 모든 일에 최고가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나는 이제 내가 좋아하는 일,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여 전념한다. 그리고 내가 맺은 인연들을 소중히 여긴다. 행복하다. | |
시간은 흐르고 흘러 난 ADHD를 완전히 정복했다 ADHD만의 장점인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두고 단점인 집중력을 극복하여 모든 장르에서 최고가 되었다 | |
집에 택배가 하나 있었다. 어라 내가 시킨 물건이 있었나? 라고 생각하며 품목을 보니 치약이였다. 아 치약 떨어져가서 이미 주문했었구나 괜히 새벽배송 시켰네... 어차피 늦잠자서 아침에 양치도 못했는데.. 그러고보니 아침에 약을 먹었던가? 별이는 얼른 방으로 들어와 약 개수를 세보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근데 몇개 남아있어야 되는거지 가만있자 내가 약을 받아온게 지난주... 언제였더라 그 때 엄마와 싸우고나서 다녀왔으니까.. 아맞다 엄마에게 감사인사를 하려고 했었지 별이는 전화하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어라? 내 핸드폰?? 어디다 뒀지? 전화해 봐야겠다 별이는 왼손에 있던 핸드폰으로 전화를 하려하다가 그게 본인 핸드폰인 것을 알고 허탈해졌다.. 아 손에 들고있으면서 찾고 있었네 진짜 왜 이럴까 나 아침에 약을 안먹은게 확실해.. 약부터 먹어야겠다.. 별이는 약을 들고 정수기로 향했다. 하지만 설거지를 미뤄뒀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컵이 없었다. 하아.. 엄마랑 살때는 이런일 없었는데 아참! 엄마한태 전화하려고 했지 별이는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 했다. 어제보다 잠든 웹툰이 그대로 열려있었다. 웹툰장면에는 닌자가 있었다. 아 이래서 닌자 꿈을 꾸었구나 근데 이거 닌자가 왜 나왔더라? 별이는 이전화를 보고 또 이전화를 보기를 거듭하였다 그렇게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 |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쾌쾌하고 이상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 무슨 냄새지..?' | |
짝을 찾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공원을 거니니 평안이 마음 속을 가득 채운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일지라도 이런 사소한 기쁨이야말로 삶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걸음을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주는 가족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은 기분이다. | |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벚꽃 길을 보며 또 하루를 파이팅 해 본다 "내 인생도 언젠가 더 나은 날이 오겠지" | |
걷다 보니 손님도 물러가고 어느새 기분이 상쾌해졌다. 날씨가 포근하면서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벚꽃잎이 흩날리는 4월이었다. | |
이럴땐 아무 생각없이 밖으로 나가 걸어야 한다. 귀찮음도 무기력함도 지나가는 손님이다. | |
![]() 다음 날, 새벽같이 치약을 전해 준 배달원의 노고가 무색하게도 나는 무력감에 몸이 둘둘 말려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 |
누군가 만나고 헤어진 것만 수차례, 내가 가진 이 감정도 빨리 다 짜서 사라지게 하고싶다. 나를 위한...새벽배송이 필요해 | |
일단 지금은 최대한 다 짜서 쓰고 내일을 위해 쿠팡 새벽 배송을 주문했다. | |
아쉬운대로 스팸을 구워 밥과 함께 먹은 다음, 대략 10분정도 가만이 앉아있으려는 관성과 싸운 후 화장실에 씻으러 들어갔다. 아뿔싸, 치약을 다썼다. | |
잊고있었다. 냉장고엔 이미 계란이 다떨어졌다는것을. | |
뭘 해먹긴 귀찮은데 그렇다고 시켜먹을 돈도 없네. 그냥 만만한 계란후라이랑 스팸으로 떼워야겠다. | |
정신을 차리고 일단 밥을 챙겨먹었다. | |
생각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때 마침 핸드폰에 맞춰놓은 알람음이 울려 내 머리속 혼돈에서 벗어나게 해줬다. | |
어? 근데 내가 꿈을 언제부터 꿨더라? 어쩌면 내 꿈은 이 옷장 속 가장 오래된 옷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
그건 옷장 속에 쳐 박혀 있었다. 가까이에 있었지만 내가 쳐 박아놨다. 중요한 건, 그게 헌 옷과 뒤엉켜서 뭐가 꿈이었는지 찾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 |
내가 잃어버린 것, 내가 두고나온 것, 내가 꾸었던 꿈…… 내가 쫓고 있는, |




